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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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풀려고 반려견 21마리 학대한 40대 징역형 실형

아내가 키우던 푸들이 첫 대상
이후 20마리 분양받아 범행 지속

반려견들에게 뜨거운 물을 부어 화상을 입히고 강제로 물을 먹여 기절시키는 등 잔혹한 학대를 일삼은 40대 남성이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그는 아내와의 불화로 인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이런 학대 행위를 일삼아 반려견 18마리를 죽이고 3마리에게 큰 상처를 입힌 것으로 드러났다.

 

전주지법 군산지원 형사2단독 강동원 부장판사는 16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42)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A씨는 2020년 10월부터 1년여 동안 자신이 키우던 반려견 21마리를 학대해 18마리를 죽이고 3마리에게 상처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전주지법 군산지원 전경. 뉴시스

공기업에 다니던 그는 자택에서 뜨거운 물을 뿌려 화상을 입히는가 하면 샤워기 호스를 이용해 반려견에게 다량의 물을 강제로 먹여 기절시키는 행위를 반복하고, 정신과 약까지 억지로 삼키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처음에는 이런 수법으로 푸들 한 마리를 죽인 이후 20마리의 반려견을 잇달아 분양받아 범행을 지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견주들이 분양한 반려견의 안부를 물으면 “문이 열린 사이 밖으로 나가 잃어버렸다”고 둘러댔으며, 죽은 개들은 아파트 화단 등에 몰래 묻은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아내와 갈등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증오심을 아내가 키우던 푸들에 풀게 됐다”며 수사기관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비인간적인 학대 행위는 관련 제보를 받은 한 동물보호단체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외부로 드러났다. 이 단체는 당시 A씨 집으로 찾아가 사건 경위를 추궁하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학대자의 엄벌을 촉구하는 글을 올려 20만명 이상 동의를 받아냈다.

 

A씨는 법정에서 심신미약을 주장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던 사실은 인정되지만, 범행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며 “범행 경위와 수법 등이 치밀하고,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해 애완견을 분양한 이들과 죽은 애완견을 매장한 장소 인근 주민들이 받은 커다란 정신적 고통을 고려할 때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