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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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내년 총선 패하면 당 어려워지고 내 정치도 끝난다”

의총서 체포 동의안 표결 결과 관련해선 “당을 향한 충정·지적으로 겸허히 수용” 소회 밝혀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대일굴욕외교대책위원장(오른쪽)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한 이재명 대표에게 태극기 배지를 달아주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이재명 대표의 퇴진이 거론되는 가운데, 이 대표는 16일 “내년 총선에서 패하면 당이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내 정치도 끝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 자신의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와 관련한 소회를 밝혔다고 오영환 원내대변인이 전했다. 이날 의총은 국회 본회의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 이탈표가 발생했던 지난달 27일 이후에 민주당 의원들이 모이는 첫 자리였다.

 

오 원내대변인은 의총 뒤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본회의에서 발생한 과정과 결과에 대해서 의원님들의 당을 향한 충정과 지적으로 생각하고 겸허히 그런 부분 수용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이 대표는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어떤 일도 할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을 이어갔다고 한다.

 

오 원내대변인은 “‘내년 총선이 대한민국 미래의 운명을 결정하는 역사적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신다’고 했다”며 “‘국가와 국민 삶, 당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어떤 일도 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별도의 해석은 덧붙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날 메시지는 비명(비이재명)계 중 강경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사법 리스크가 불거진 현 체제로는 총선을 치를 수 없는 만큼 이 대표가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에 대한 입장으로 풀이된다.

 

앞서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14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를 지켜달라”면서도 “늦여름, 초가을 정도 되면 이제 총선을 몇 달 앞으로 남겨두고 있기 때문에 저희 당도 무엇이든지 간에 총선전략을 무엇으로 짜야 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의총에 참석한 한 친명(친이재명)계 의원은 “일부에선 총선까지 이재명은 절대 물러나지 않고 총선을 망칠 거라고 하지만, 이 대표 스스로 누구보다 총선 승리가 절박한 과제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며 “재판 상황과 민심에 따라 판단하는 시점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도부 교체 요구와 관련해서는 “전당대회 이후 최고위원회가 단일 체제로 구성돼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지나고 보니 단일한 색채가 문제고 다양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