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생방송 중 욕설을 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심의까지 받은 유명 쇼호스트 정윤정씨가 누리꾼과 설전 끝에 결국 사과했다. 그는 “처음엔 (욕설했다는 것을) 저 스스로 인지하지 못했다”면서 “진심 담은 사과조차 늦어져 죄송하다”고 했다.
정씨는 지난 1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과문을 올렸다.
해당 글에서 그는 “많은 분께서 매체를 통해 접하신 바와 같이 지난 1월28일 방송 중 부적절한 표현, 정확히는 욕설을 사용한 사실을 인정하고 이로 인해 상처받으셨을, 부족한 저에게 늘 애정과 관심을 주셨던 소중한 고객 여러분과 많은 불편과 피해를 감수하셔야 했던 모든 방송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는 “처음엔 저 스스로 인지조차 하지 못했지만, 많은 분께서 잘못을 지적해주시고 저 역시 지난 방송 내용을 수없이 반복해보며 얼마나 큰 잘못을 저지른 것인지 심각하게 깨닫게 됐다”면서 “진심을 담은 사과조차 늦어져 다시 한 번 죄송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많은 분께서 댓글을 통해 전해주신 꾸짖음 속에 오늘의 정윤정에게도, 내일의 정윤정에게도 꼭 새겨야 할 감사한 말씀들이 많았다”라며 “새겨듣고 더 돌아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방심위는 지난 14일 광고심의소위원회를 열고 상품 판매 방송에서 출연자 정씨가 부적절한 언어를 사용해 문제가 된 현대홈쇼핑 방송에 대한 심의를 진행한 끝에 만장일치로 ‘의견 진술’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지난 1월28일 화장품인 크림 판매 방송에서 제품이 정해진 방송 시간을 채우지 못하고 ‘매진’되자 방송을 조기 종료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짜증을 내며 “XX”이라고 욕설을 내뱉었다.
이어 “뒤에 여행 방송은 일찍 못 받아요. 여행 상품은 딱 정해진 시간 만큼만 방송하거든요. 이씨, 왜 또 여행이야”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다른 쇼호스트가 “어쩔 수가 없었어요”라고 말하자, 그는 “XX, 나 놀러 가려 했는데”라며 욕설을 이어갔다.
놀란 제작진이 정씨에게 방송 중 욕설에 대한 정정을 요구했고, 정씨는 “정정 뭐 하나 할까요? 나 정정 잘해요”라면서 “아, 방송 부적절 언어. 그렇게 할게요. 뭐였죠. 까먹었어요. 방송하다 보면 가끔 부적절한 언어를 사용해서 죄송하지만, 예능처럼 봐주세요. 홈쇼핑도 예능 시대가 오면 안 되나”라며 무마하려 했다.
해당 방송 후 시청자들의 항의가 잇달았고, 방심위 사무처는 해당 안건이 상품소개 및 판매방송 심의에 관한 규정 제37조(언어) 제2항을 어겼다고 판단했다.
방심위는 해당 방송에 대한 의견 진술을 청취한 후 법정 제재가 결정될 경우, 해당 안건을 전체회의에서 논의한 후 최종 제재 수위를 정할 예정이다.
그런데 문제의 방송 이후 정씨가 홈쇼핑 생방송 중 음식을 섭취하고, 자신의 남편과 전화 통화를 하는 등 개인 행동을 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다만 이에 관해 방심위는 ‘문제없음’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방심위 심의 사실이 기사화 된 후 한 누리꾼의 정씨의 SNS에 “방송이 편합니까?”라는 댓글을 달자, 정씨는 “저를 굉장히 싫어하시는군요. 그럼 인스타그램, 제 방송 절대 보지 마세요”라고 대응한 뒤 인스타그램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하기도 했다.
이에 논란은 더욱 커졌고, 정씨는 결국 사과문을 올렸다. 롯데·현대·CJ 등 홈쇼핑 3사는 정씨가 출연 예정이었던 상품 판매 방송을 약 2주간 편성표에서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