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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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사랑해” 그림만 덩그러니… 인천 일가족 5명 사망 참극

40대 가장, 아내·자녀 살해 후 극단선택 가능성
“현장에 유서 없어”… 경찰, 시신 부검 의뢰

인천에서 40대 가장 A씨의 순간적인 잘못된 결정으로 일가족 5명이 한데 숨지는 참극이 발생했다. 경찰은 A씨가 집안에서 아내와 자녀들을 흉기를 휘둘러 차례로 살해한 뒤 자신도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 중이다.

 

19일 인천 미추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37분쯤 미추홀구의 한 빌라에서 “사람이 쓰러져 있다”는 신고가 112에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과 소방당국은 집 안에서 40대 A씨 부부와 어린 자녀 3명을 포함해 모두 5명이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들의 친척 중 1명이 A씨와 연락이 닿지 않고, 그의 아내가 회사에도 출근하지 않자 집을 방문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일가족이 흉기에 찔린 채 피를 흘리고 있는 비참한 광경을 보고 신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A씨는 방 안에 혼자 있었으며 그의 아내와 자녀 3명은 다른 방에 함께 쓰러져 있었다.

 

사고가 일어난 인근에는 아이들이 타고 놀았을 것으로 보이는 자전거 등이 놓여 있었다. 주변으로는 적막감이 감돌았다. 참담한 소식을 접한 이웃들은 “이런 일이 왜 발생했는까, 애들이 너무 불쌍하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주택 앞에는 일가족이 생전에 탔을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도 발견됐으며, 내부 운전석 옆엔 고사리손으로 “엄마 사랑해”라고 쓴 그림이 놓여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5명의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부검을 의뢰할 계획이다.


인천=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