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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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과거 행태로 돌아갔을 때 지지율 하락. 경험으로 확인”

김기현 지도부 출범 직후 지지율 하락에 "민심과 가까워졌을 때 올랐다" 지적
정부에 검찰 출신이 130명 이상 포진돼 있다는 지적엔 "결과에 대한 책임은 인사권자에게 돌아갈 것" 비판
뉴시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사진 왼쪽에서 두번째)는 19일 김기현 지도부 출범 직후 당 지지도가 되려 떨어졌다는 지적에 "국민의힘이 과거 행태로 돌아갔을 때 지지율이 하락한 것은 김종인 체제 출범 후 항상 경험적으로 확인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뉴시스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소재 한 카페에서 열린 '거부할 수 없는 미래 독자와의 만남' 행사에서 "국민의힘은 민심과 가까워졌을 때 지지율이 올랐다"고 말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4~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지지 정당을 조사한 결과 34%가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3·8 전당대회를 앞둔 3월 1주차보다 4%포인트 떨어져 새 지도부 출범에도 '컨벤션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이에 대해 "김기현 지도부도 과거의 모습으로 돌아갈지, 아니면 김종인-이준석 체제에서 증명된 방식으로 돌아갈지는 고민해봐야 한다"고 답했다.

 

이 전 대표는 또 "2021년부터 당대표로 정치하면서 항상 '체계적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지금까지 대한민국에서는 ‘영남당’, ‘호남당’, 잠시 있었지만 ‘충청당’으로 정치했다. 보수정당은 그 구도로 가면 전혀 이길 방법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주말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 목사가 주관하는 주일예배에서 "5·18 민주화 운동 정신을 헌법에 수록할 수 없다", "립서비스"라고 말한 김재원 최고위원이 이날 예배에 재차 참석한 점을 거론하며 비판을 이어갔다.

 

이 전 대표는 "욕을 먹어도 또 하는 것은 그렇게 해도 정치를 계속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그 사람은 바보가 아니다"라며 "지역감정이 더욱 격화됐을 때 유리한 정치 지형이 생긴다는 믿음이 있어서 그렇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 최고위원회 때도 제 옆자리에 있던 분이라 잘 안다. 사고를 많이 쳤고, 호남을 비하하고 다녔다"며 "김 대표께서 당대표하면서 고생을 많이 하실 것이다. 김 대표가 제가 당대표할 때 원내대표였는데, 그분(김재원) 탓에 이번에도 힘드실 것"이라고 비꼬았다.

 

김 대표와 당대표 선거 경쟁자 간 잇단 회동, 윤석열 정부 인사와 내년 총선 공천에 대해서도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를 내놨다.

 

이 전 대표는 "지금 새 지도부가 들어서면서 자기들이 2주간 해보니까 '도저히 안 된다'고 난리 났을 것"이라며 "천하람 순천갑 당원협의회 위원장에게 스토킹하듯이 '저 만나 주시겠습니까'라고 물어본다고 한다. 누구 만났다고 해서 (통합이) 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에 검찰 출신이 130명 이상 포진돼 이른바 '검찰공화국'이라는 지적이 나온다는 말에는 "인사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상당히 많은 권한을 휘두르는 것이 현 대한민국 체제"라고 답했다.

 

이어 "나중에 (인사에 대한) 성과 책임도 져야 하는 게 사실"이라며 "실력이든 능력 위주의 인사를 한다고 해서 고시 출신의 검사 위주로 인선했을 때 나오는 결과에 대한 책임은 인사권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지역 통합을 한다며 구 DJ(김대중)계 인물들을 새누리당으로 끌어들이고, 나중에 단체장 준다고 했는데 호남은 미동도 안 했다"며 "그분들은 몇십 년 정치했지만 한 게 많지 않아서 버림받은 건데, 그분들이 건너왔다고 해서 통합이 이뤄지는 게 아니다. 보수정권은 그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많은 이들이 전직 의원이라는 이유로 우리 당에서 한 자리 하려고 했다. 내년에 자기 고향에서 출마할 수 있을까. 아니라 생각한다"며 "그분들이 생각이 있다면 서울 언저리에 와서 방송하면 안 된다. 자기 고향으로 내려가서 열심히 도전해야 한다. 이것을 호남 정치라 착각하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가 정책공약 홍보 열차인 '열정열차'를 타고 호남 지역을 순회하던 중 열차 의자에 구두 신은 발을 올려 논란됐던 상황을 언급하며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을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당시 20명에 가까운 청년보좌역들이 달려들어서 정책을 기획했다. 그 모든 것을 덮어버리는 사고였다"며 "상대 진영에서 '앗싸'라고 하면서 (공세에 나서) 우리가 준비한 것들, 참신한 기획들이 다 묻혔다. 윤핵관들에게 대처 방법이 있었겠나.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윤핵관에게 한 줄기 빛처럼 등장한 게 있다. 이재명 후보가 식당에서 담배 피운 사건"이라며 "지금도 수많은 윤핵관, 윤핵관 호소인, 그 지지자라는 분들은 그 사진이 도대체 어떻게 나와서 반격할 수 있는 상황인지 모를 것이다. 여기 있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그건 이기인 경기도의원이 밝힌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대선이나 지방선거 때 어려운 상황에서도 즉각 대응하면서 상대편을 꺾기 위한 노력을 많이 했다. 당인(黨人)으로서 당연히 가져야 하는 생각"이라면서도 "후보는 더 빛나야 한다고 생각해 '으쌰으쌰' 하는 곳으로 많이 갔다. 가는 곳마다 몇 천명씩 모여 환호하고, 하고 싶은 말 하고, 어퍼컷하고, 다들 모여서 맛집 가고 했다"고 비교했다.

 

아울러 향후 일정에 대해서는 "책 자체 내용이 일방향적 전달이 아니라 쌍방향 소통이 될 수 있게 계속 독자와의 만남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순천과 진주에서 교육 봉사 계획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한편, 2시간 넘게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사전에 참석을 신청한 100여명이 자리했다. 3·8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던 허은아 의원도 함께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