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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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오늘부터 대중교통 마스크 해제, 경각심 놓지 말아야

오늘부터 버스와 지하철, 택시, 항공 등 대중교통과 마트 내 약국에서 마스크 착용이 자율에 맡겨진다. 병원 등 의료기관과 요양원 같은 감염 취약시설, 개방되지 않은 일반 약국은 여전히 예외이지만 일상생활에서 마스크를 사실상 완전히 벗어던질 수 있게 됐다. 중앙정부 차원에서 착용을 의무화한 2020년 10월13일 이후 2년5개월 만이다. 지난 3년여간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해 힘을 모은 국민과 방역당국 모두가 칭찬받을 자격이 있다.

지금껏 마스크 의무 착용으로 일상생활이 여간 불편했던 게 아니다. 버스를 타려다 마스크가 없어 난감했던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을 터이다. 지난 1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일부 해제됐지만 지하철 역사와 승강장까지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다가 전동차에 오르는 순간 다시 써야 하는 번거로움이 컸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1인당 판매를 2개로 제한하고 5부제까지 하던 마스크 대란을 돌이켜보면 감회가 더욱 새롭다.

다만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더라도 코로나19 사태가 완전히 종식되진 않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여전히 일평균 9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는 상황이다. 자율방역의 중요성이 그만큼 더욱 커졌다. 방역당국도 “마스크 착용은 코로나19 등 호흡기 감염병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보호 수단”이라면서 출퇴근 시간대 등 혼잡 상황에서나 개방형 약국 종사자 등의 경우 자율적으로 착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실내 착용 의무가 일부 해제된 지 50일이 지났는데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시민보다 쓰는 시민이 많은 건 다행스러운 일이다.

앞으로도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을 늦춰서는 안 될 일이다. 일부에선 코로나19 증상이 있는데도 격리생활 등을 우려해 검사 자체를 받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몰지각한 행위가 우리 사회를 다시 위험에 빠뜨릴 수 있음을 인식하고 방역지침을 철저히 준수해야 할 것이다.

방역당국은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가 혹여 방역 소홀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리에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그동안 겪은 마스크 부족과 백신·치료제 확보 및 병상 확충 등의 문제점을 꼼꼼히 따져보고 신속한 진단검사와 생활치료센터 운영과 같은 성과를 분석해 감염병 대응체계를 더욱 촘촘하게 재정비할 때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신종플루,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코로나19에 이어 어떤 새로운 감염병이 위협으로 몰아닥칠지 누구도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