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 세계에서 타인을 향한 자비심이 늘어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북유럽 국가 핀란드는 6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1위에 올랐다.
국제 행복의 날(20일)을 맞아 유엔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발표하는 ‘2023 세계 행복 보고서’에 따르면 137개국 1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2021∼22년 사람들의 자비심 수준이 팬데믹 이전보다 약 25% 높아졌다고 미국 CNN방송과 영국 일간 가디언이 이날 보도했다.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존 헬리웰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교 명예교수는 “(팬데믹을 겪으며) 사람들은 결국 이웃을 찾게 되었다”며 “더 자주 이웃과 연락을 주고받은 탓에 사람들의 고립감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고 놀라움을 표했다.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서도 기부와 낯선 사람에 대한 선행이 늘어나며 기록적인 수준으로 자비심이 늘어난 반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서는 자비심이 크게 하락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사람들의 삶의 만족도(행복지수) 역시 팬데믹 이전인 2017∼19년보다 2020∼22년 더 높은 점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가디언은 “노숙자나 시설 수용자 등 코로나19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일부 사람들이 설문조사 표본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한계를 지적했다.
국가별 행복지수 1위는 6년 연속 핀란드가, 꼴찌(137위)는 탈레반이 집권한 아프가니스탄이 차지했다. 행복지수 상위 20개국 중 15개가 유럽 국가였다. 덴마크, 아이슬란드, 네덜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스위스, 룩셈부르크 등이다. 반면 하위 13개 국가는 레바논, 시에라리온, 짐바브웨, 콩고 민주 공화국, 말라위, 탄자니아, 잠비아 등 아프리카 국가가 주를 이뤘다. 서구 선진국과 아프리카 개발도상국 사이의 ‘행복 격차’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발트해 연안 국가인 리투아니아는 2017년 52위에서 순위가 급상승해 올해 처음으로 상위 20개국에 이름을 올렸다.
보고서는 삶의 만족도를 조사한 3개년 데이터를 토대로 국가별 행복 순위를 매긴다. 1인당 GDP, 사회적 지원, 기대수명, 부정부패 지수 등을 함께 측정해 행복지수가 산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