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다음달 7일 새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신임 지도부의 당대표와 정책위의장이 모두 부산·울산·경남(PK) 출신으로 구성된 가운데 원내대표 경선은 사실상 수도권 출신 김학용 의원과 대구를 지역구로 둔 윤재옥 의원의 2파전으로 좁혀지는 모양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제 임기는 다음달 8일 끝나는 것으로 돼 있다”며 “다음달 7일 후임 원내대표를 뽑는 의원총회를 하려고 한다. 김기현 대표와 상의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김학용 의원(경기 안성·4선)과 윤재옥 의원(대구 달서을·3선)이 차기 원내대표 출마를 공식화했다. 윤상현 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을·4선)과 조해진 의원(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3선)도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원내대표 선거를 준비해왔던 박대출 의원(경남 진주갑·3선)은 이날 의총에서 의원들의 만장일치 인준을 받아 신임 정책위의장으로 임명됐다. 박 의원은 이날 의총 뒤 기자들과 만나 “결과에 만족하고 충실히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며 “당이 가고자 하는 큰 방향에 따르는 것이 당인으로서의 도리고, 국회의원으로서 기본자세로 늘 공을 위해 사를 버리는 위공망사(爲公忘私)의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민생 정책의 씨를 뿌리고 밭을 가는 ‘1호 정책 농부’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이 정책위의장을 맡게 된 배경에는 울산을 지역구로 둔 김 대표와 함께 원내대표까지 PK 출신으로 꾸려질 경우 지역 안배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 등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PK 출신 김태호 의원(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3선)도 이날 원내대표 선거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사실상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하게 된 김학용 의원과 윤재옥 의원은 각각 ‘수도권 출신’, ‘대구·경북(TK) 출신’ 원내대표가 필요하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 몇 안 되는 ‘수도권 중진’인 김 의원은 내년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확장성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주 원내대표가 물러나면 새 지도부에 TK 출신이 원외 인사인 김재원 최고위원과 지명직 최고위원을 맡은 초선 강대식 의원 2명만 남는 만큼 ‘TK 홀대론’을 잠재울 수 있다는 점에서는 윤 의원이 유리하다.
출신 지역 외에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어디로 향할지도 주요 변수다. 당내에서는 원내대표 선거가 의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무기명 투표인 만큼 승부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