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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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선거제 개편 합의 처리키로… 전원위서 ‘단일안’ 채택

의원 전원 참여 ‘전원위’ 30일 구성
정개특위 제안 3개안 심의하기로
김 의장 “승자독식 분열 정치 개혁”

19년 만에 전원위, 전 과정 생중계
3개안 모두 의원 정수 300석 유지
중대선거구제·비례대표 확대안 등
지역·의원 따라 이견… 합의 미지수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선거제 개편 단일안을 합의 처리하기로 23일 결정했다. 단일안 마련을 위한 국회 전원위원회는 30일 구성돼 즉시 활동을 시작한다. 선거제 개편의 취지에 부합하면서 여야가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안이 마련될지 주목된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지난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기념촬영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주호영,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 회동에서 이같이 합의했다.

 

합의문에는 “선거제도 개편과 관련한 국회 전원위원회를 개최하고,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제안한 복수의 개편안을 담은 결의안을 심의하여 여야 합의로 단일의 수정안을 처리하기로 한다”는 내용과 국회의장과 양당 원내대표의 서명이 담겼다.

 

김 의장은 이날 본회의에서 “전원위를 통해 국회의원 299명 전원의 의견을 수렴하여 법정시한인 4월 중에 여야 합의로 단일한 수정안을 처리하기로 했다”며 “승자독식에 따른 갈등과 분열의 정치를 뛰어넘어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꽃피우기 위한 정치 개혁을 향한 대장정의 첫걸음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여야는 오는 30일부터 약 2주 동안 선거제 개편안을 도출하기 위한 전원위에 돌입한다. 전원위는 국회의원 299명 전원이 참여해 난상토론을 벌이는 절차다. 2004년 국군 부대의 이라크 전쟁 파견 연장 동의안 토론 이후 19년 만에 열리게 됐다. 민주당 소속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전원위 의장을 맡고 논의 전 과정은 국민들에 생중계된다. 구체적인 회의 일정과 질의·토론 방식 등은 여야 간사 합의로 추후에 정하기로 했다.

앞서 정개특위는 전날 결의안을 통해 △도농복합 중대선거구제+권역별·병립형 비례대표제 △개방명부식 대선거구제+전국·병립형 비례대표제 △소선거구제+권역별·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세 가지 개편안을 전원위에 올리기로 했다.

 

국민의힘이 제안한 첫 번째 안은 대도시에 3∼5인을 선출하는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고 농산어촌에는 1인 선출 소선거구제를 유지하는 방안이다. 또 위성 정당 사태의 단초가 된 준연동형 비례제를 병립형 비례제로 바꾸되 전국을 6개 또는 17개 권역으로 나눠 비례대표 의원을 선출하도록 했다.

 

민주당은 두 번째, 세 번째 안을 제안했다. 두 번째 안은 지역구 선거를 한 선거구당 4∼7인 선출하는 대선거구제로 치르고 개방명부를 도입하는 게 골자다. 유권자가 하나의 정당과 그 정당이 추천한 후보자 중 1인에게 투표하는 방식이다. 지역구 의석수는 해당 선거구의 정당 득표율에 따라 정하고, 정당이 배분받은 의석 범위 내에서 후보자 득표순에 따라 당선인을 결정한다. 비례대표 선거는 현행처럼 전국 단위로 선출하되, 현행 준연동형에서 병립형으로 바꾼다.

 

세 번째 안은 현 제도를 대부분 유지하되 지역구 및 비례대표 의석 비율을 논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비례대표 의원은 전국을 6개 권역으로 나눠 선출하도록 했다. 세 방안 모두 의원정수는 현행 300명으로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했다.

남인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장이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4회 국회(임시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제6차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양당 원내대표가 합의했지만, 단일안을 도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같은 당이더라도 지역, 선수 등에 따라 의원들 견해 차가 커서다. 중대선거구제는 수도권 의석을 노리는 국민의힘에게는 유리하지만, 민주당으로서는 출혈을 감수해야 하는 제도다. 또 중대선거구제와 비례대표 확대안은 인지도와 조직력이 약한 정치 신인에게 불리한 제도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초당적 의원 모임이 임시 교섭단체라도 꾸려야 단일안이 마련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여야가 극적으로 접점을 찾을 가능성도 있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정개특위 간사를 지낸 바 있는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20대 국회와 달리 선거법 개정을 반대하는 세력이 없다”며 “논의를 통해 이견을 좁혀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병관·김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