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인 아들의 여자 친구와 성관계한 사실이 드러나자 가족을 버리고 직장에서 20대 외국인 여성을 속여 도주한 남성이 법의 심판을 받았다.
그는 판결에 불복해 3심까지 받았지만 대법원은 그의 상고를 기각했다.
27일 뉴스1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2017년 11월의 이른 아침에 발생했다.
당시 모 기업의 작업반장이었던 김모씨(56)는 불법체류자 신분이었던 태국인 츄모씨(당시 29·여)에게 “경찰이 불법 체류자 단속하러 나왔다”고 속여 함께 도주했다.
불법 체류자 신분이었던 츄씨는 경기 안성시에 있는 자동차 부품 제조회사에서 10년 동안 일했는데, 김씨와는 한달 전부터 출·퇴근 카풀(승차 공유)을 하며 연락을 주고받는 사이였다.
그가 도주극을 벌인 이유는 나흘 전 아들의 애인 소모양(18·여)과 지속해서 성관계를 가진 사실이 가족에게 들통나면서다.
그는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회사를 그만두고 츄씨와 달아나기로 마음 먹은 것이다.
츄씨는 불법 체류자 신분이었기에 김씨 말이 사실인지 의심할 새도 없이 황급히 숙소를 빠져나와 앞으로 14시간 동안 자신에게 닥칠 납치와 폭행, 살인 사건은 까맣게 모르는 채 그의 차에 올랐다.
김씨는 츄씨를 태운 채 경북 포항과 영덕, 울진, 강원 삼척, 경북 봉화, 영양으로 도주를 이어갔다.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츄씨가 “배가 아프다”며 차를 세운 뒤 도망치려 했지만 돌아온 건 폭행이었다.
츄씨는 격렬하게 저항하며 발로 운전석 의자와 문을 걷어찼다. 운전석 목 받침대를 붙잡고 이리저리 흔들어도 봤다. 내려달라고 소리쳐도 듣는 이는 없었다.
츄씨의 저항에 김씨가 결국 차를 세웠다. 격분한 김씨는 주변에 있던 돌을 집어 들고 츄씨를 사정없이 내리쳤다. 츄씨는 결국 다발성 뇌 손상으로 숨을 거뒀다.
이 사건에 대해 1심 재판부는 “폭행이 광범위하고 무차별적이었으며 피해자는 극심한 고통 속에 유명을 달리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 유족들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의 극심한 충격과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이지만 피고인은 유족들을 위해 어떠한 보상도 하지 않았다”고 징역 20년의 양형 사유를 밝혔다.
김씨는 판결에 불복해 2심과 3심까지 받았고, 2018년 11월 대법원은 그의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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