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군공항 이전과 관련해 그동안 말을 아꼈던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광주 군공항을 무안공항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공식 입장을 밝혀 지역사회에 파장이 예상된다. 이는 경제성이나 효율성 등을 따졌을 때 민간공항과 군공항을 같이 옮길 수밖에 없다는 평소 소신을 그대로 표출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그러나 군공항 이전에 줄곧 반대해 온 무안군의회가 김 지사의 발언에 대해 “군민에게 즉각 사죄하라”고 강력 반발한 데 이어 이달 들어 3번째 유치 설명회를 갖는 함평군 입장에서는 찬물을 끼얹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전남도에 따르면 김 지사는 최근 지역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광주 군공항 이전 후보지로 무안군과 함평군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무안으로 와야 한다는 여론이 크다”면서 “무안국제공항 활성화를 위해선 하루빨리 군공항 이전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최근 발표한 국가첨단산업단지 후보지에 무안 MRO(유지·관리) 항공특화산단이 빠진 것도 군공항 이전 문제가 잘 풀리지 않은 영향이 미쳤을 것으로 본다”고 발언해 사실상 무안공항과 연계한 광주 군공항 이전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에 무안군의회 군공항 이전 반대 특별위원회는 전날 오후 전남도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 지사는 강기정 광주시장과 함께 광주 군공항 이전 부지를 무안군으로 이미 정해놓고 190만 전남도민을 우롱하며 능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이들은 이어 “김 지사는 무안군민의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지 말고 무안군민의 반대에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군공항 이전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이호성 무안군의회 이전반대특위 위원장과 임동현 무안군의회 부의장은 삭발하기도 했다. 앞서 이전반대특위는 지난 10일 강 시장의 “광주 군공항과 무안공항을 통합해 그곳에 한국공항공사를 유치하겠다”는 발언을 두고 광주시청을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이에 반해 군공항 유치에 적극적인 함평군은 황당하다는 분위기다. 함평군은 지난해 11월25일과 지난달 8일에 이어 이번 달까지 모두 4차례에 걸쳐 군공항 이전 설명회를 개최하며 공을 들이고 있다.
설명회가 끝나고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6월 중에는 광주 군공항 유치를 놓고 주민 의향을 묻는 설문조사를 바로 실시하기로 했다. 한발 더 나아가 함평군은 유치 의향 조사에서 찬성이 많이 나오면 국방부에 직접 유치의향서까지 제출할 방침이었다.
김영록 지사 “광주 군공항, 무안 이전” 발언 파장
이전 반대하던 무안군의회 강력 반발
유치 공들였던 함평군선 ‘황당’ 분위기
유치 공들였던 함평군선 ‘황당’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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