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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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도, 돈 필요해도 기댈 곳 없어요”… 20대 10명 중 1명 ‘정서적 고립상태’

직능원, 1999년생 8067명 조사

대학 중퇴자·저소득 가정 많아
자살 충동 높고 구직의욕 부족

20대 청년 10명 중 1명은 위기상황 시 도움을 구할 사람이 전혀 없는 ‘정서적 고립상태’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서적 고립은 특정 집단의 사회적 불능 상태를 고착화하고 극단적 선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29일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의 동향지 ‘THE HRD REVIEW’ 최신호(26권 1호)에 따르면 만 22세 청년의 11%(890명)는 목돈이나 간병, 위로가 필요한 상황에 닥쳤을 때 도움을 받을 사람이 전혀 없다고 답했다.

 

2021년 실시된 이 조사는 1999년 태어난 8067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최수현 직능원 부연구위원은 ‘갑자기 목돈이 필요한 경우 돈을 빌릴 수 있는 사람’, ‘아파서 거동이 어려울 때 도와줄 수 있는 사람’, ‘우울하고 힘들 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 세 가지 문항 중 1항목이라도 ‘전혀 없다’고 응답하면 정서적 고립상태에 해당한다고 분류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44%(681명)는 ‘돈을 빌릴 수 있는 사람이 전혀 없다’고 답했다. ‘아플 때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전혀 없다’는 응답률은 3.35%(270명)였다.

 

정서적 고립상태에 놓인 응답자들은 교육을 중단했거나 부모 소득이 낮은 경우가 많았다. 학력 상태로는 일반대 중퇴(14.52%)가 가장 많았고 일반대 재학(8.42%)이 가장 적었다. 부모의 소득수준별로는 1분위(하위 20%)가 13.58%로 가장 많았다.

 

이들은 자살 충동이나 구직 의욕 상실 정도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하고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는 문항에 고립 집단의 동의율은 12.98%인 반면 그렇지 않은 일반 집단은 5.22%에 그쳤다.


이민경 기자 m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