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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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고의 감점 의혹’ 한상혁 방통위원장 구속 면했다

2020년 종합편성채널(종편) TV조선 재승인 심사에서 점수 조작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62·사진)이 구속을 면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뉴스1

서울북부지법 이창열 영장전담판사는 30일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청구된 한 위원장의 구속영장을 “주요 혐의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어 현 단계에서의 구속은 피의자의 방어권을 지나치게 제한한다”며 “피의자의 자기 방어권 행사 차원을 넘어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기각했다. 

 

앞서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박경섭)는 한 위원장이 재승인 심사 당시 TV조선의 점수를 고의로 낮추는 과정에 개입했다며 지난 24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지난해 9월 고의 감점 의혹이 담긴 감사자료를 넘겨받아 수사해왔고, 의혹의 핵심인물인 양모 전 방통위 방송정책국장과 차모 전 운영지원과장,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윤모(63) 광주대 교수 3명을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각각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양 전 국장과 차 전 과장이 TV조선의 최종 평가점수를 윤 교수에게 알려주며 점수표 수정을 요구했고, 윤 교수가 이들과 공모해 일부 항목 점수를 과락 수준으로 조작했다고 본다. 한 위원장은 이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영장 기각 후 동부구치소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무고함을 소명하고 우리 (방통위) 직원들의 억울함을 풀어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TV조선은 2020년 심사에서 총점 653.39점을 받아 1000점 만점에 650점 이상을 받아야 하는 재승인 기준을 충족했다. 그러나 중점 심사 사항인 ‘방송의 공적 책임·공정성의 실현 가능성과 지역·사회·문화적 필요성’ 항목에서 210점 만점에 104.15점을 받아 기준점(105점)에 미달, 조건부 재승인 판정을 받았다.


이지안 기자 eas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