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유통 분야의 디지털 전환이 속도를 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농산물 온라인 거래 규모가 빠르게 증가한 데 맞춰 ‘유통 혁신’이 이뤄지는 중이다. 산지에서 소비지까지 온라인을 통한 거래로, 농가와 소비자 모두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정부와 aT는 농산물 유통구조의 디지털 전환을 통해 연간 2조60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6일 aT에 따르면 공사는 산지 유통 디지털화 지원과 온라인 도매시장 플랫폼 구축 등 농산물 유통 분야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고 있다.
농산물 온라인 거래 시장은 코로나19 이후 급성장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온라인쇼핑 농축산물 거래액은 7조1000억원이다. 이는 2020년(5조8000억원) 대비 22% 증가했으며,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3조7000억원)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성장한 규모다.
2020년 156억원(26개 품목) 수준이던 산지 온라인경매액은 2021년 222억원(27개 품목), 2022년 480억원(32개 품목)으로 늘었다. 도매법인 온라인경매액도 2020년 59억원, 2021년 48억원, 2022년 80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aT는 이러한 유통 환경 변화에 맞춰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진하는 △농산물 온라인 도매시장 △스마트 APC(농산물산지유통센터) 표준모델 검증 △도매 유통 정보 디지털화 등 농산물 유통 디지털 전환 정책을 지원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산지 유통 전 과정에 디지털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APC를 주요 품목별 주산지에 2027년까지 100개소를 구축할 계획이다. 스마트 APC는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농산물 입고부터 출하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하고, 정보를 축적해 최소 시간과 비용으로 농산물을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으로 만들어낸다.
aT는 스마트 APC 표준모델이 유통 현장에서 효율적으로 작동하는지 현장 검증 및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입고와 출고 등 APC 작업 과정을 디지털화하는 정보지원시스템(가칭)도 구축해 운영한다. 전문가 조직을 활용해 신규 구축하는 정보지원시스템 기능도 지원한다. 산지유통 디지털화에는 예산 34억원이 투입된다.
산지 농산물 온라인 경매도 활성화한다. 이를 통해 산지조직과 도매법인 간 거래에서 발생하는 유통비용을 대폭 절감한다. 온라인 비대면 거래로 물류 효율성을 향상시키고, 농가가 안정적으로 판로를 확보하도록 지원한다. 이를 통해 지난해 온라인 경매 거래액은 전년 대비 95% 성장한 650억원을 달성했다.
aT는 농산물 유통 디지털 전환에 속도가 붙도록 온라인 도매시장의 연내 개설을 위해 자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통합플랫폼 구축, 이용주체 유치, 운영 규정 검토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올해 가락시장에 시범 도입하는 전자송품장 제도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등 도매시장 전자송품장 연계 시스템 구축에도 박차를 가한다.
이와 함께 학교 등 공공급식 식재료 조달 체계인 ‘공공급식 통합플랫폼’을 중심으로 공공급식 디지털 전환을 추진한다. 지난해 9월 개설한 통합플랫폼을 홍보하고 사용기관별 맞춤형 기능을 도입해 신규 사용기관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 장기적으로 공공급식 전 부문에서 식재료 유통 디지털화가 실현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김춘진 aT 사장은 “농산물 유통 디지털 전환은 복잡한 다단계 유통구조를 효율화하고, 산지 조직 경쟁력 강화와 농가 소득 확대에 효과적일 것”이라며 “공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농산물 유통구조 선진화 정책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