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기준 한국 1인가구 빈곤율이 절반에 육박한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전체 인구 빈곤율보다 3배 이상 높은 것인데, 이중 노인·여성 1인가구 빈곤율이 특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22년 빈곤통계연보’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한국 전체 인구의 가처분소득 기준 상대 빈곤율(중위소득 50% 미만인 비율)은 15.3%였다. 가처분소득은 개인소득(근로·사업·재산·공적이전소득) 중 세금 및 보험료 등을 제외, 소비 ·저축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소득을 말한다. 상대 빈곤율이 15.3%였다는 것은 2020년 당시 월 소득이 237만4587원(4인가구 기준) 미만인 가구가 이 정도를 차지했다는 얘기다.
2020년 기준 1인가구의 상대 빈곤율은 전체 가구의 3.1배인 47.2%인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1인가구의 절반 정도는 월 87만8597원 미만의 가처분소득만 갖고 있었다는 뜻이다. 이 같은 1인가구 빈곤율은 그나마 2016년(54.0%)보다 완화한 것이다. 전체가구보다 높은 1인가구 빈곤율은 65세 이상 노인과 여성들이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 2020년 기준 독거노인 빈곤율은 72.1%였고, 여성 1인가구 빈곤율은 55.7%로 남성(34.5%)보다 훨씬 높았다.
독거노인에 이어 1인가구의 연령대별 빈곤율은 중년(50∼64세) 38.7%, 청년(19∼34세) 20.2%, 장년(35∼49세) 19.5% 등의 순으로 높았다. 전체 가구 중 1인가구 비중은 해마다 증가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5년 전체가구의 20% 수준이었던 1인가구는 2021년 716만6000가구로 전체의 33.4%를 차지했다. 2050년 1인가구 비중은 4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구수 이외 인구유형별 2020년 가처분소득 기준 상대 빈곤율은 장애인(39.5%), 노인(32.7%), 여성가구주(32.6%), 한부모가구(22.4%)가 상대적으로 높았고 취업자(10.3%), 아동(9.8%), 청년(8.2%) 등은 비교적 낮은 편이었다.
한편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2012∼2021년) 분석 결과 전체 국민 중 자산 상위 10%는 전체 자산의 40.8%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 상위 9분위와 8분위는 각각 17.9%, 12.6%를 차지했다. 전체 자산의 71.3%가 상위 30%에 몰려있는 셈이다.
자산 기준 빈곤율은 29.2%였다. 자산 기준 빈곤율은 2017년 29.3%, 2018년 28.8%, 2019년 28.9%, 2020년 29.2% 등 지난 5년간 큰 변동이 없었다. 순자산 기준 지니계수(계층간 소득의 불균형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로, 값이 ‘0’에 가까울수록 평등하고 ‘1’에 근접할수록 불평등하다)는 순자산 기준으로 2017년 0.554에서 2021년 0.569로 다소 악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