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정부 수사·행정 역량이 총결집된 전국 마약 수사 컨트롤타워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공동본부장 신봉수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 및 김갑식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형사국장)가 출범한 것은 최근 마약범죄 확산세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문제의식에서다. 지금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 한 해 마약사범은 사상 첫 2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최근 마약에 총기까지 동시에 밀수한 국내 첫 사례가 검찰에 적발됐다.
10일 대검에 따르면 올해 1∼2월 마약사범은 2600명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1964명)보다 32.4% 증가한 수치다. 같은 시기 마약류 압수량은 176.9㎏으로, 전년 동기(112.4㎏) 대비 57.4% 급증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마약사범은 역대 최다 기록을 갈아 치울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해 마약사범은 전년(1만6153명) 대비 13.9% 늘어난 1만8395명에 달했다. 마약류 압수량도 2018년 414.6㎏에서 지난해 804.5㎏으로 94% 급증했다.
더 큰 문제는 전체 마약사범 중 10∼20대 비율이 커지고 있다는 데 있다. 10∼20대 마약사범 비율은 2017년 15.8%에서 지난해 34.2%로 5년 만에 2.4배 뛰었다. 특히 10대 마약사범은 같은 기간 119명에서 481명으로 4배 급증했다.
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해외 직구(직접 구매) 등으로 10대도 손쉽게 마약에 접근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라고 대검은 설명했다. 최근 마약범죄는 국제우편, 해외 직구 등을 이용한 밀수, 다크웹이나 SNS, 가상화폐를 이용한 이른바 ‘던지기’ 방식의 비대면 거래 양상을 띤다.
신봉수 특수본 공동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시음’ 사건으로) 부모 입장에선 ‘우리 아이가 마약인 줄 모르고 마약범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이번에 처음 했을 것”이라면서 “마약이 공갈의 수단으로 쓰이기 시작했다”고 심각성을 설명했다.
검찰은 이날 10만명 이상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마약과 총기를 이삿짐에 숨겨온 40대 미국 영주권자를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마약범죄 특별수사팀(팀장 신준호 부장검사)은 국내에 유통시킬 목적으로 미국에서 필로폰과 총기류, 실탄 등을 들여온 장모(49)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향정, 총포화약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로스앤젤레스(LA)에서 약 15년간 거주하던 장씨는 지난해 8월 국내에 입국했다. 장씨는 입국 전달인 7월 비닐 팩에 진공 포장한 필로폰을 이삿짐으로 위장해 선박 화물로 부쳤다. 두 달 후인 9월 부산항을 통해 들어온 필로폰은 약 3.2㎏으로 시가 8억원 상당이다. 장씨는 45구경 권총 한 정과 실탄 50발, 가스 발사식 모의권총 6정을 공구함 등에 숨겨 함께 들여왔다.
국내에서 마약과 총기를 동시에 밀수한 사례가 적발된 건 처음이다. 장씨 명의의 45구경 권총은 유효 사거리가 100m인 살상용이다.
검찰은 장씨가 LA 등지에서 활동한 마약 판매상인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휴대전화를 포렌식해 보니 (장씨가) LA 지역 마약사범들과 거래하고 대화한 내용이 있었다”면서 “LA 지역에 한인 조직들이 있는데, (장씨가) 조직의 일원이거나 주변부에 있는 사람이라고 추정하고 있으며 이 부분은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장씨가 국내 마약사범과 접촉한 정황을 파악했으나 그가 들여온 마약이 국내에 유통되진 않았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