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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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의원에 전달해달라”… 민주 전대 ‘돈봉투 전달’ 정황

檢, 이정근 휴대전화 녹취파일서
“현직의원에 전달 요청” 내용 확보

검찰이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특정 후보 당선을 위해 금품이 오간 정황을 포착하고 본격 수사에 나섰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는 2021년 5월에 열린 민주당 임시 전당대회 직전 공공기관 전 감사 A씨가 특정 후보 진영의 핵심 인물이던 현직 국회의원 측에 돈 봉투를 전달한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관련자 진술과 녹음파일 등을 토대로 이렇게 전달된 돈이 실제 특정 후보에게 건네져 전당대회 선거 비용으로 사용됐을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남정탁 기자

검찰은 사업가 박모씨로부터 청탁 대가로 10억 원대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휴대전화 녹취 파일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돈 봉투 10개를 준비했으니 현직 국회의원에게 전달해달라”고 이 전 부총장에게 요청하는 A씨의 목소리가 녹음된 파일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부총장과 A씨가 해당 통화를 나눈 시점은 전당대회를 한두달 앞둔 3~4월 무렵이다.

검찰은 앞서 지난해 이 전 부총장 모친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이 전 부총장이 교체 직전 사용한 휴대전화를 확보하고 포렌식을 진행해왔다. 검찰이 실제 금품 전달이 이뤄졌다는 관련자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조만간 민주당 전당대회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수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부총장을 시발점으로 한 야권 수사는 확대되는 모양새다. 앞서 이 전 부총장은 사업가 박씨로부터 2019년 12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수십회에 걸쳐 9억4000만원, 21대 총선 출마를 앞둔 2020년 2~4월 불법 정치자금 3억3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구속기소 됐다.

이후 검찰은 이 전 부총장의 한국복합물류 취업 비리 의혹과 관련해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수사선상에 올렸고, 지인 등을 이 회사에 취업시킨 혐의로 이학영 민주당 의원(경기 군포시), 한대희 전 군포시장 등을 상대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 전 부총장 금품수수 의혹 수사는 노웅래 의원의 정치자금·뇌물 수수 의혹으로도 이어졌다. 검찰은 이 전 부총장의 혐의를 수사하다 박씨가 노 의원에게도 돈을 전달한 정황을 포착해 지난달 29일 재판에 넘겼다.


유경민 기자 yook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