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자가 몰던 차에 치여 숨진 9살 배승아 양에 대한 추모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 상습 음주운전자의 하소연 글이 온라인에 등장해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1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어느 음주운전자의 글’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는 음주운전으로 형사 처벌이나 행정 처분을 받은 사람들이 모여서 경험을 나누는 카페에 있던 ‘인기글(베스트)’을 가져다 공유한 것이다.
지난 5일 음주운전 까페에 사연을 올린 원글 작성자 A씨는 자신이 음주운전 적발만 3번째라고 밝혔다. 그는 “제 자신의 잘못된 행동으로 항상 죄인으로 살고 있다. 하소연할 곳이 이곳뿐이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오늘부터 (면허) 결격기간 2년 시작”이라면서 “2년 동안 어떻게 견뎌야 할지. 면허 없이는 생계도 힘든데 참 머리가 복잡한 하루”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항상 매년 봄,여름,가을,겨울 카라반이나 버스 캠핑카를 보유하고 있어서 캠핑 즐기고 할리 오토바이를 타며 드라이브를 즐겼다”며 “이젠 하지 못하니 집사람도 열받았는지 집구석 나가라네요”라면서 자신의 처지를 한탄했다.
또한 “모두 힘내시고 경험이라 생각하고 잘 이겨내도록 합시다”라는 응원의 말도 남겼다.
이 글이 온라인상에 퍼지자 A씨를 향한 누리꾼들의 거센 질타가 쏟아졌다. 누리꾼들은 “답도 없는 3진. 음주 좀 그만하세요, 제발”, “여행이 문제고 캠핑이 문제냐. 생각도 없고 철도 없다”, “삼진 아웃 당할 동안 다른 집 가족들의 목숨을 해하지 않은 점에 평생 감사하라”, “평생 속죄하면서 살아도 모자를 판에 신세 한탄을 하고 있다”며 거친 반응을 보였다.
A씨가 글을 올린 카페에는 상습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이들이 행정재판에서 유리한 판결을 받기 위한 방법을 공유한 글들도 있어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형량을 적게 받기 위해 양형 자료에 ‘장기기증서’를 포함했다고 밝힌 상습 음주운전자도 있었다.
2014년부터 2022년까지 4차례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는 B씨는 지난 7일 게시글을 통해 “실형만은 피하고 싶어서 변호사 선임을 바로 했다”면서 “경찰 조사 동행 후 현재 진행 중이고 양형 자료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B씨는 양형 자료로 장기 기증서, 자동차 매매계약서, 정신과치료 내역서, 중독센터 3회 교육 이수, 반성 일지 등을 제출했다면서 “할 수 있는 건 다해보려고 노력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올까요”라고 말했다.
B씨는 지난해 12월 음주 상태로 2.7㎞ 정도 차량을 운행했으며, 경찰 조사에서 면허 취소 수준인 0.178%의 혈중 알콜 농도가 나왔다고 한다.
이를 본 한 누리꾼은 “인생 개차반으로 막 사셨는데 이제 학교(교도소의 은어) 입학할 때가 온 것 같다”고 꼬집었다.
한편 경찰청 집계에 따르면 전체 음주운전자 5명 중 1명이 3회 이상 음주운전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기간인 2019년부터 3년간 음주운전이 적발된 전체 건수는 36만4203명이다. 이 가운데 3회 이상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인원이 7만 4913명으로 전체의 20.5%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