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3일 홍준표 대구시장을 당 상임고문직에서 해촉했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논의 끝에 홍 시장을 당 상임 고문에서 면직하기로 결정했다.
홍 시장의 해촉 이유로는 현직 지방자치단체장과 당 상임 고문을 겸직한 전례가 없었다는 점이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비공개 최고위 회의 후 홍 시장의 상임 고문 면직 결정 배경을 묻는 질문에 “상임고문은 현직 정치인이나 지방자치단체장으로 활동하시는 분은 안 계신 것이 관례라 그에 맞게 정상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가에서는 홍 시장이 최근 당 안팎의 현안을 두고 거침없는 견해를 밝힌 것이 해촉의 결정적 이유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상임 고문으로 임명된 홍 시장은 최근 김재원 수석 최고위원이 ‘5·18 헌법 전문 수록 반대’, ‘전광훈 우파 천하통일’, ‘4·3은 격 낮은 기념일’ 등 잇단 논란성 발언으로 물의를 빚자 징계를 강력히 주장했었다. 또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 목사와의 ‘손절’도 부르짖었다.
또 김 대표를 겨냥해 “도대체 무슨 약점을 잡힌 것인지 (전 목사) 눈치만 보고 있다”, “국회의원 총선거 승리를 위해 당 지도부가 스스로 불출마를 선언해야 한다” 등의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홍 시장은 상임고문 해촉 소식이 전해진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엉뚱한데 화풀이를 한다”며 “그렇다고 해서 내가 잘못되어 가는 당을 방치하고 그냥 두고 가만히 보고만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비판하는 당내 인사가 한둘이 아닌데 그들도 모두 징계하시는 게 어떻나”라며 “문제 당사자 징계는 안 하고 나를 징계한다? 이참에 욕설 목사를 상임고문으로 위촉하라”고 비꼬았다.
또 “입당 30여년 만에 상임 고문 면직은 처음 들어 본다”며 “어이없는 당이 되어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준석 전 대표도 페이스북에서 “상임고문 면직이라는 것은 처음 들어본다”며 “정당에서 당내 구성원이 조금이라도 다른 의견이 있으면 윤리위원회로 ‘몽둥이 찜질’ 하는 것을 넘어 이제 상임고문 면직까지 나온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