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의붓어머니의 학대로 숨진 이시우(11)군 친모가 계모의 반대로 4년간 아이를 만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13일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류호중) 심리로 열린 13일 첫 재판에서 아동학대처벌법 위반(아동학대살해), 아동복지법 위반(상습아동학대 및 상습아동유기∙방임) 혐의로 구속기소된 계모 A씨(43)는 “살해의도는 없었다”며 혐의를 일부 부인했다. 살해 의도가 있었다면 현장이 녹화되는 홈캠을 미리 치웠을 것이라는 것이다.
고(故) 이시우군 친모는 13일 공판 직전 기자회견을 열어 “이혼 후 제 아들은 4년간 저와 말 한번, 손 한번 잡아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을 제대로 만날 수 있었다면 구할 수 있었다고도 했다. 또한 친부에 대한 강력한 처벌도 요구했다.
13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시우군 친모는 시우를 키운 6년 동안 아이를 위해 차린 음식과 함께한 추억을 꼬박꼬박 기록해 저장해둘 정도로 정성을 들였다.
그러나 남편의 폭행을 견딜 수 없던 친모는 이혼을 택했고, 2018년 5월 이혼 이후 4년간 아들을 만나지 못했다. 경제력이 있는 친부가 ‘언제든 아이를 보게 해주겠다’며 양육권을 가져간 것. 면접교섭권은 이혼 직후 2번만 지켜졌다.
계모와 친부가 이사를 하고 전화번호를 바꾸면서까지 아들을 못 만나게 자신을 따돌렸다는 것이 친모의 주장이다. 수소문해 찾아가봤지만 협박과 욕설만 돌아왔다고 한다.
친모는 JTBC와의 인터뷰에서 “지금과 비례할 만큼 정말 많이 괴로웠어요. 계속 붙어 있다가 아예 못 보기 시작한 거잖아요. 감당이 안 되더라고요”라고 털어놨다. 계모가 “애한테 상처 되는 거 모르냐, 잔잔한 호수에 돌을 던지지 말아달라”며 접근을 막았다고도 했다.
친모가 공개한 2022년 5월 통화 내역을 들어보면 계모는 “한 번만 더, 학교 앞이 아니라 먼 발치서 보다가 걸리지도 마. 나랑 진짜 전쟁이야. 욕심 그만 부려. 자식 이렇게 번듯하게 키워 준 것 봤으면 고마워해야지”라고 으름장을 놓는다. 설상가상으로 친모는 암 진단까지 받았다.
민법 제837조에 따라 자녀를 양육하지 않는 부모 자녀를 만날 권리(면접교섭권)을 갖지만, 이는 잘 지켜지지 않는다. 양육자가 아이를 못 만나게 해도 과태료 처분에 그치기 때문이다. 이런 사례가 늘면서 전문가들은 이를 ‘부모 따돌림’이라 규정한다.
부모 따돌림이란 양육권을 가진 부모가 자녀를 조종해 다른 부모에게서 등을 돌리게 하는 현상을 말한다.
송미강 부모따돌림방지협회 대표는 “반복적인 세뇌, 조종 이런 것들이 일어나게 되고 (도움을 청할) 가능성을 다 잊어버린 상태가 되어 버린다”고 JTBC와의 통화에서 설명했다.
친모는 면접교섭 약속을 어긴 것은 정서적 학대라며 계모와 친부에 대한 추가 고소장을 접수할 예정이다.
한편 계모는 연필로 허벅지를 찌르거나, 눈을 가리고 의자에 결박하는 등의 방법으로 시우군을 학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재판에서 “유산을 하고 다시 임신을 하며 신체적으로 쇠약했다”며 “아이를 감당하려고 했으나, 어떻게든 키워보려고 하다가 급기야 공황증상이 나타났고 자제력을 잃어 (학대) 범행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동복지법 위반(상습아동학대 및 상습아동유기∙방임) 혐의로 함께 구속기소된 친부B(40)씨 측도 혐의를 일부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