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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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취업자 임시·일용직만 늘어… ‘고용의 질’ 갈수록 악화

3월 청년층 취업자 분석해보니

음식·숙박업 ‘알바’ 크게 증가 영향
상용근로자 전 연령대 49만여명 ↑
청년층에서는 4만5000명 줄어
‘질 나쁜’ 일자리 청년층으로 집중

전체 취업자도 8만9000명 감소
2023년 11월 이후 5개월째 내리막

임시·일용직 청년 취업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 청년 취업자 수가 내리막을 걷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질 나쁜’ 일자리만 늘고 있다는 의미다. 그동안 정부는 청년 취업자 수 감소의 원인을 인구 구조 변화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청년층이 양질의 일자리가 아닌 임시·일용직으로 몰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통계청 경제활동인구 조사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3월 청년층 임시근로자는 106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1만3000명 늘었다.

사진=뉴스1

임시근로자는 고용 계약 기간이 1개월 이상 1년 미만이거나 고용 계약 없이 단기적으로 고용된 취업자를 가리킨다. 3월 전체 임시근로자는 458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7만5000명 감소했다. 임시근로자가 유독 청년층에만 크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고용 계약 기간이 1개월 미만인 청년층 일용근로자도 13만9000명으로 1년 전보다 1만명 늘었다. 청년 일용근로자 증가분은 전체 증가분(1만1000명)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반면 청년층 상용근로자는 249만4000명으로 4만5000명이나 줄었다. 상용근로자 수가 전 연령대에서 49만7000명이 늘어난 것과는 상반된다. 양질의 일자리로 평가되는 상용직 청년 취업자는 줄고, 종사상 지위가 불안정한 임시·일용직 청년 취업자만 늘어난 셈이다.

고용원이 없는 청년 자영업자(13만4000명)와 고용원이 있는 청년 자영업자(4만3000명)는 각각 4만2000명, 1만2000명 감소했다. 무급 가족 종사자는 2만9000명으로 1만2000명 줄었다.

임시·일용직 청년 취업자를 산업별로 보면 숙박·음식점업에서 크게 늘었다. 아르바이트 성격의 청년 취업자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숙박·음식점업 청년 취업자 가운데 임시직은 36만5000명, 일용직은 5만9000명으로 1년 전보다 각각 5만7000명, 1만5000명 늘었다.

숙박·음식점업에선 상용직 청년 취업자(16만4000명)도 3만명 늘었다. 상용직 청년 취업자 감소는 제조업(-4만명)과 도소매업(-3만8000명)에서 두드러졌다.

고용원이 없는 청년 자영업자는 음식 배달 등이 포함되는 운수·창고업(-1만5000명)에서 가장 많이 줄었다. 운수·창고업에 종사하는 고용원 없는 청년 자영업자는 지난해 3월 2만7000명에서 지난달 1만2000명으로 반토막 났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음식 배달 등의 주문이 줄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임시·일용직 청년 취업자 수가 늘고 있지만, 전체 청년 취업자는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전체 청년층 취업자는 390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8만9000명 감소했다. 청년층 취업자는 지난해 11월(-5000명)을 시작으로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내리막을 걸었다. 청년층 고용률도 46.2%로 0.1%포인트 하락해 인구 감소보다 취업자 감소가 컸다.

모든 연령을 아우르는 전체 취업자가 46만9000명 늘어 10개월 만에 증가 폭이 확대된 것과 대조된다. 정부는 청년층 취업자 감소는 인구 감소(-18만1000명)와 기저효과에 기인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정부는 관계 부처 합동 ‘일자리 전담반(TF)’을 중심으로 고용 동향을 지속 관리하고, 일자리 미스매치 완화 노력 등을 통해 민간 중심의 고용 창출 지원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