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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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학령인구 감소 교원감축 불가피, 교사역량도 강화해야

초·중·고, 4년간 20∼30% 줄여
챗GPT 등 교육격차 해소 관건
교부금제 운용방식도 개선 필요

정부가 어제 2027년까지 선발 규모를 20∼30% 줄이는 내용의 초·중·고교 신규교원 수급계획을 발표했다. 초등교원은 2024·2025학년도 신규채용을 3200∼2900명선, 2026·2027학년도는 2900∼2600명선으로 뽑기로 했다. 중등(중·고교)은 2024·2025학년도엔 4000∼4500명으로, 2026·2027학년도에는 3500∼4000명으로 최대 28.5%를 줄이기로 했다.

교원 감축은 저출산으로 인한 브레이크 없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다. 통계청에 따르면 공립 초등학생수는 올해 253만9000명에서 2027년 197만6000명으로 22% 줄고, 10년 뒤에는 141만8000명까지 떨어진다. 현재보다 44%나 급감한 규모다. 2038년에는 166만4000명으로 다시 늘지만 여전히 현재보다 34%나 적다. 공립 중고교생의 경우 2028년부터 본격적으로 저출생의 영향을 받아 2033년 135만1000명, 2038년 99만7000명까지 줄어든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 교원단체는 “학생수가 준다고 교원수까지 줄이는 것은 근시안적 발상”이라고 반발했지만 어불성설이다. 학생수 부족으로 폐교가 급증하고 있지 않은가. 교사 1인당 학생 수도 이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적지 않은가. OECD(2019년)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초등학교 14.5명, 중학교 13.1명, 고교 13명이다. 한국(2022년)은 초등학교 13.7명, 중학교 11.7명, 고교 9.6명이다. 이런데도 일각에선 교사를 더욱 늘려야 한다는 소리를 하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교원 양성기관인 사대와 교대의 정원 축소도 지체돼선 안 된다. 3847명인 교대 정원이 유지되면 2027년이면 신규채용 규모보다 최대 1200명 이상 많아지게 된다. 벌써부터 초등학교 미발령 교사가 4월 현재 2000명이 넘는 상태다.

현실에 맞는 교원수급도 중요하지만 교육의 질을 높이는 방안도 함께 강구돼야 함은 당연하다. 농·어촌과 도시 간 교육격차를 어떻게 줄여 나갈지에 대한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정보교사 몇명 배치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인공지능, 챗GPT 등과 관련한 정보를 공유하는 교육시스템 구축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교사 역량을 키우는 일도 화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차제에 초·중·고교에 쓰이는 ‘교육 교부금제’ 운용 방식을 바꿔 대학의 질도 함께 높여나가는 방안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