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중 날아온 넷플릭스의 25억달러(약 3조3000억원) 국내 콘텐츠 투자 소식을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이 25일 “윤석열 대통령이 넷플릭스에 3조3000억가량을 투자하기로 했다는 뉴스가 나온다”며 잘못 이해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뒤늦게 오해를 바로잡은 양이 의원이 원래 글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삭제하고 “다시 확인했다”고 글을 올렸지만, 이미 캡처된 화면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퍼지면서 누리꾼들의 비난을 피할 수는 없게 됐다.
여기에 국민의힘은 양이 의원의 글을 가짜뉴스 퍼뜨리기로 규정하고 “민주당의 공세가 도를 넘었다”며 양이 의원의 사과를 강력히 촉구했다.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양이 의원은 자신의 SNS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넷플릭스에 3조3000억원 가량을 투자하기로 했다는 뉴스가 나온다”며 “왜 투자하죠”라고 적었다. 이어 “국내 대기업들이 각국의 자국중심주의 법제화 국산화비율 요구, 재생에너지 비중 등으로 국내 투자보다 미국 유럽 등 해외에 투자하는 데다가 해외 자본의 국내 투자가 줄어들어 국내 일자리가 유출되고 산업공동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이 의원은 “지금이 해외에 투자할 때인가”라며 “투자를 끌어와야 할 때 아닌가”라고 윤 대통령을 향해 쏘아붙였다. 그는 계속해서 “이런 때에 난데없이 넷플릭스 투자라니”라며, ‘윤석열 대통령 개인 투자가 아니라면 국민연금 등 연기금인가’라거나 ‘한류바람을 얘기할 정도로 국내 콘텐츠산업이 해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데 대통령이 나서서 해외 OTT 기업 투자라니’ 등 비판을 이어갔다.
이러한 양이 의원의 글은 ‘잘못 이해한 거 아니냐’ 등 누리꾼들 비판을 얻어맞고 곧장 삭제됐다. 양이 의원은 추가로 올린 글에서 “넷플릭스 투자 3조3000억원, 넷플릭스가 우리나라 콘텐츠 시장에 4년간 투자하겠다고 한다”며 “거꾸로 오해했는데 다시 확인했다”고 해명했다.
양이 의원은 자신이 오해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도 “이미 넷플릭스는 우리나라 콘텐츠 시장에 작년에만도 올해 8000억원 투자를 결정했고, 4년이면 얼추 3조3000억원이 될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이미 결정된 투자 건으로 넷플릭스와 사진 찍으러 간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나아가 “우리나라 콘텐츠들이 넷플릭스 수익에 큰 도움이 되는 건 확실하지만, 이 작품을 만든 사람들이 비용을 제대로 받는지는 의문”이라면서 “국회에서는 이런 부분을 개선해 가야 한다”고 양이 의원은 강조했다.
그러자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언론보도마저 거꾸로 읽는 지경의 가짜뉴스”라고 양이 의원의 글을 강력히 비판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뜬금없이 ‘윤석열 대통령이 넷플릭스에 3조3000억원 가량을 투자하기로 했다는 뉴스가 나옵니다’라는 이해할 수 없는 가짜뉴스를 자신의 SNS에 올렸다”며 “그러더니 ‘지금 해외에 투자할 때인가요? 투자를 끌어와야 할 때 아닌가요’라며, ‘생각 없이 퍼주기 할까봐 불안불안합니다’라는 황당한 주장까지 덧붙였다”고 날을 세웠다.
강 수석대변인은 “어떻게든 윤석열 대통령을 비난하고 꼬투리를 잡으려는 생각에만 빠져있다 보니, 미국 국빈 방문 성과 보도마저 거꾸로 읽고 비난하고 나선 것”이라며 “이쯤 되면 세상을 과연 상식적인 눈으로 바라보는지조차 의심스러울 지경”이라고 개탄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국민들은 제1야당 국회의원 수준이 이것밖에 안 되는가 한탄을 하실 수밖에 없다”며 “양이원영 의원은 자신의 잘못에 대해 즉각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거듭 요구했다.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도 자신의 SNS에서 “글 삭제하고 도망간 양이원영 의원을 찾는다”며 “쥐구멍에 숨었나”라고 말했다. 장 청년최고위원은 “국회의원 무게감을 생각할 때 글삭튀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라며 “공식적인 사과와 정정 게시글을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24일 미국 국빈 방문 첫 공식 일정으로 미국 정부 영빈관인 ‘블레어 하우스’에서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 등 다수의 넷플릭스 임원을 만났다. 자리에서 서랜도스 CEO는 향후 4년간 한국 드라마·영화·리얼리티쇼 등 K-콘텐츠에 25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접견은 사전 공지되지 않았던 일정으로, 당초에는 이날 저녁 워싱턴DC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리는 동포 간담회가 첫 일정으로 알려져 있었다.
윤 대통령은 공동 언론발표에서 “방금 서랜도스 대표, 넷플릭스 CEO들과 만나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며 “서랜도스 대표가 앞으로 4년간 K-콘텐츠에 25억달러, 약 3조3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콘텐츠 사업과 창작자, 그리고 넷플릭스 모두에게 큰 기회가 될 것”이라며 “넷플릭스의 파격적인 투자 결정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반겼다.
서랜도스 CEO도 “25억달러를 한국에 투자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4년간 한국 드라마, 영화, 리얼리티 쇼의 창작을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25억달러는 넷플릭스가 한국에 진출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투자한 총금액의 두 배에 달하는 액수라고 서랜도스 CEO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