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경남 함안의 한국제강 대표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지난해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후 원청 대표이사가 법정구속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창원지법 마산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강지웅)는 26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한국제강 대표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고 밝혔다.
한국제강 법인에는 벌금 1억원을, 하청업체 대표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해 3월16일 한국제강 공장에서 작업 중이던 하청업체 근로자가 1.2t 무게 방열판에 다리가 깔려 숨진 사건과 관련해 안전조치 의무를 다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한국제강 사업장은 안전조치의무위반으로 여러 차례 적발돼 벌금형을 받았고, 2021년에는 산업재해로 사망사고도 발생한 곳”이라며 “사망사고를 계기로 실시한 사업장 감독에서도 재차 안전조치의무위반 사실이 적발돼 벌금형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같은 적발내역과 처벌전력을 종합하면 한국제강 사업장에는 근로자 등 조사자의 안전권을 위협하는 구조적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중대재채처벌법이 시행됐는데도 한국제강 원청 대표는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중대재해가 발생한 책임을 물어 엄중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판결 후 마산지원은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내고 이 사건 쟁점과 양형 이유 등을 설명했다.
애초 이 사건은 지난 2월3일 선고할 예정이었으나, 합의부와 단독재판부 착오에 따른 법원의 사건 배당 오류로 인해 선고일이 미뤄졌다.
이날 판결에 대해 노동계는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마산지원 앞에서 “사법부가 생명과 안전을 바라는 노동자와 시민들의 염원에 화답했다.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강력한 처벌이 있을 것이라는 의지를 판결로 보여줬다”며 “오늘의 판결이 우리 사회에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