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마요르카)을 향한 러브콜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적보다 잔류를 추천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EPL) 소속 빅클럽으로 이적해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것보다 꾸준히 성장해왔던 스페인에서 더 큰 발전을 이룬 뒤 더 큰 세계로 뻗어가길 마음 때문으로 보인다.
클린스만 감독은 26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이강인이 지난 우루과이전에서는 물론 (소속팀인 마요르카에서 멀티)골을 넣으며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이강인은 24일 열린 헤타페와의 2022-23시즌 프리메라리가 30라운드에서 두 골을 몰아치며 3-1 역전승을 이끌었고, 27일 스페인 마드리드의 시비타스 메트로폴리탄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31라운드 원정경기에서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이런 이강인을 향한 러브콜은 이어지고 있다. 스페인 언론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애스턴빌라나 뉴캐슬, 브라이턴 등이 이강인을 데려오고 싶어하는 것으로 파악 중이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이강인이 이적보다는 잔류를 바라는 눈치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강인에게 어울리는 EPL 팀은 어디로 보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강인은 아주 좋은 팀에 있다”며 “물론 선수 입장에서는 더 좋은 팀으로 가고 싶겠지만 마요르카에 남아도 좋은 환경이기 때문에 성장하기 좋을 것”이라고 답했다.
클린스만 감독으로선 이강인이 현재 유지하고 있는 기량을 이어가길 바라는 마음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강인이 마요르카에서 자리를 잡은 시간도 그리 길지 않다. 2021년 8월 발렌시아에서 마요르카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이강인은 주로 백업멤버로 활동했다. 2021~2022시즌 리그 30경기에 나섰지만 1골 2도움에 그쳤다. 2022~2023시즌을 맞아서야 이강인은 주전으로 뛰는 시간이 길어졌다. 우위를 점했지만 주전 경쟁은 이어지는 분위기다. 27일 경기에서도 이강인은 후반 11분 교체출전했다.
여기에 이강인이 활약하는 프리메라리가와 EPL은 문화가 다르다는 평가다. 이강인은 스페인에서만 축구를 해왔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이적은 심적인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대한축구협회 고위 관계자는 “프리메라리가의 경우 훈련은 살살하고 경기장에서 모든 걸 쏟아붓는 스타일이지만 EPL이나 분데스리가 등에서는 피가 튀길 정도로 치열하게 훈련한다”며 “스페인에서 축구를 배운 이강인이 대표팀에서 훈련하는 모습만 보고 만족하는 지도자는 없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여기에 복잡한 마요르카 상황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EPL에서 이강인을 향해 손짓하지만 하비에르 아기레 마요르카 감독은 “이강인의 계약기간이 남아 있다”고 강조하는 상황이다. 이강인은 2025년 8월까지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이 이강인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한 발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클린스만 감독은 유럽파 선수들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이강인을 만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