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박혜경이 임창정과 연루된 주가조작 일당이 운영하는 연예기획사와 전속계약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기획사는 계약금을 맡기는 조건을 내걸었다. 박혜경은 자신을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임창정의 한 측근은 27일 “임창정과 연루된 동료연예인은 가수 박혜경”이라며 “박혜경은 임창정이 알기 전 이미 그들(주가조작 일당)이 설립한 연예기획사와 전속계약을 맺은 사이”라고 주장했다. 임창정의 권유에 박혜경이 투자했다는 기사는 오보라는 것이다. 임창정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밝힌 입장문에서도 “동료 A씨에게 투자를 권유했다는 내용은 명백한 오보”라며 “동료 A씨에게도 오보임을 확실히 확인했다”고 적었다.
임창정 측 관계자는 박혜경이 케이블 채널 숨의 사내이사로 있는 H투자컨설팅업체 L대표와 먼저 관계를 맺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임창정과 박혜경이 만남을 가졌다는 입장이다.
박혜경은 이를 인정하며 “임창정씨와 투자 얘기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 여성을 통해 케이블 채널 숨을 알게 됐고 이 회사와 전속계약을 하는 과정에서 (대표가) 계약금 명목으로 1억원을 맡겨야 한다고 했다”며 “이후 계좌에 돈이 불어나니까 은행에 맡기는 거 보다 회사에 맡기는 게 좋겠다고 생각을 해 행사비 4000만원을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박혜경의 계좌를 통해서는 삼천리와 서울가스 두 종목에 투자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둘 다 피해자임을 강조하고 있다. 임창정 측은 “6개월 전쯤 지인을 통해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를 만났고 회사에 50억원 지분을 투자받으면서 주식투자를 권유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들이 얘기도 없이 증권사에서 신용대출을 받아 30억원으로 84억원을 매수했다”며 “그것도 나중에 알았고 하루 이틀 지나 (투자금이) 휴지조각이 됐다”고 말했다. 박혜경도 “사기를 당한 기분”이라며 “그들이 하라는 대로 제시한 조건에 따랐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주가조작 일당에 투자한 투자자는 10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시세조작을 알고 투자금과 신분증을 맡겼다면 공범으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있다. 금융당국은 주가조작 일당이 이들의 투자금과 신분증을 이용해 자체적으로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며 주가를 띄우는 통정거래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주가조작 일당에 투자자했다가 손해를 본 이들은 단체행동에 나섰다. 법무법인 대건은 피해규모를 500억원 수준으로 추정하며 관련 피해자를 모집하고 있다. 현재 80여명이 참여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