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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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살 아들 안고 국회 등원한 용혜인 “공공시설부터 노키즈존 없애자”

기자회견 열어 “남은 임기 동안 한국판 어린이 패스트트랙 제도 입법 적극 추진”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왼쪽)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23개월 아들과 함께 노키즈존 관련 입장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2021년생 두살배기 아들과 함께 국회에 등원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노 키즈 대한민국이 ‘퍼스트 키즈’ 대한민국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용 의원은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대부분 도시는 어린이에게 놀기 좋은 곳이 아니다”라며 “인스타그램 ‘핫플’이라고 불리는 카페와 식당, 심지어 공공이 운영하는 도서관조차 노키즈존이 돼 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린이날 하루만 어린이를 환대할 게 아니라 매일매일 어린이를 환대하는 사회가, 어린이와 어린이를 돌보는 양육자들이 소외감과 박탈감을 느끼지 않는 사회가 필요하다”며 공공시설부터 노키즈존을 없애가자고 제안했다.

 

그는 “국립 중앙 도서관 등 여러 공공시설에서 초등학생 이하 연령을 출입할 수 없게 한다”며 “국가 차원의 공공시설 어린이 접근성에 대한 촘촘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이기도 한 용 의원은 “부족한 공공 놀이터를 비롯해 어린이가 자유롭게 여가를 누릴 수 있는 공공시설이 확대되도록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 촉구하겠다”고도 했다.

 

한국판 어린이 패스트트랙 제도 도입도 촉구했다. 이는 어린이 동반 가족과 임산부가 박물관·미술관·공원 등에서 줄 서지 않고 입장시키는 제도이다.

 

용 의원은 “남은 임기 동안 한국판 어린이 패스트트랙 제도 입법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추진하겠다”고 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오른쪽)이 4일 국회에서 23개월 아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기본소득당 제공

 

그는 아울러 이달 중 평등법을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용 의원은 “노키즈존으로 시작된 사회적 배제는 나날이 커지고 있다”며 “어린이는 세상을 처음 배우는 동료 시민이기에 모든 게 느리거나 서툴고 미숙할 수 있다. 우리가 바라는 사회는 어린이를 차별하는 사회가 아니라 모든 차별을 금지하는 사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0.78명이라는 세계 최하위의 출생률을 극복하려면 양육자와 어린이를 거부하는 사회부터 바꿔야 한다”며 “인구 위기를 극복하려면 어린이를 돌보는 일이 개별 양육자의 몫이 아닌 사회 전체의 책임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이 이어지는 내내 용 의원의 팔에 안겨 있던 어린 아들도 눈길을 끌었다.

 

용 의원은 아들을 안았다, 내렸다를 반복하며 “엄마 빨리하고 가자”, “이거 빨리하고 어린이집 가야 해”라고 말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