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물살을 가르는 크루즈선 옆으로 고래 떼가 튀어 올라 인사를 건넨다. 장꽃분, 고장수라는 이름의 큰돌고래와 새끼 큰돌고래를 만난다. 12.4m 길이의 브라이드고래를 체험하고, 트램을 타고 고래마을로 시간여행도 떠날 수 있다. 국내 ‘고래 관광의 중심지’ 울산 남구 장생포에서다. 여기에 더 많은 볼거리, 즐길거리를 더하는 ‘2022 울산고래축제’가 오는 11일부터 14일까지 나흘간 열린다. 올해 축제는 ‘도약하는 장생포’라는 슬로건 아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꾸며진다.
고래축제는 올해로 27회를 맞았다.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3년 만에 대면 행사로 열렸는데, 국내외 관광객 30만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축제는 고래잡이 전진기지로 번성했던 장생포의 옛 모습을 되찾자는 의미를 담았다. 비대면으로 열렸던 25회부터 축제는 고래를 포획의 대상에서 보호와 공존의 대상으로 보고, 주민이 객체가 아닌 주체로 참여하는 축제로 바뀌었다.
이번 축제는 날짜별로 고래를 보다, 듣다, 놀다, 날다로 테마를 바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고래마당과 장생마당, 장생맛집 등 장소를 구분해 공간별 프로그램을 차별화했다. 고래를 테마로 주민과 방문객들이 참여하는 장생포차와 술고래존 등도 예정돼 있다.
축제 기간 고래음악회와 댄스경연대회, 뮤지컬 갈라쇼, 장생이 수상쇼 등 다양한 즐길거리도 마련된다. 개·폐회식 불꽃 쇼를 비롯해 정상급 가수들을 초청하는 개막 축하 공연과 열린음악회, 고래가요제 등도 놓쳐서는 안 된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고래퍼레이드다. 남구 14개동 주민과 기업, 청소년 등을 비롯한 해외 공연팀, 군 의장대 등 전문 공연팀 1000여명이 참여해 약 500m 구간을 행진하며 방문객들에게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미8군 스파르탄 브라스밴드의 연주와 퍼포먼스가 곁들여진다.
고래패션퍼포먼스는 볼 만하다. 고래의 이미지를 접목한 선사시대부터 과거, 현재, 미래 패션을 볼 수 있다. 바다에 버려지는 그물, 과자봉지와 같은 비닐 등이 옷으로 만들어져 환경 문제도 생각하게 한다. 열기구 체험과 달려라 댕댕이는 올해 처음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다. 열기구를 타고 장생포 하늘에서 바라보는 바다와 공장 등 울산만의 이색 풍경을 즐길 수 있다. 달려라 댕댕이는 고래처럼 새끼를 낳는 반려동물 프로그램으로, 10㎏ 이하 반려견을 뽐내고, 상장과 상품을 받는 방식이다.
‘웨일즈 판타지움’으로 이름과 모습을 바꾼 고래문화마을 5차원(5D) 입체영상관(면적 약 170㎡)도 찾아가 볼 만하다. 바다를 모티브로 한 미디어 아트와 선사시대 바위그림인 반구대암각화, 하늘을 나는 고래 등을 실감 체험할 수 있어서다.
이 밖에 어린이들을 위한 비누 방울 공연 버블쇼, 뮤지컬 인어공주, 플리마켓, 페이스 페인팅 등 다양한 행사가 마련된다. 고래문화재단은 축제의 원활한 진행과 교통 혼잡을 줄이기 위해 행사장 일부 차선을 차 없는 거리로 통제할 예정이다.
서동욱 남구청장은 “울산 남구 여행의 대표 주자인 장생포고래문화특구에서 다양한 이색 체험이 기다리고 있다”며 “고래를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을 담아 환경을 지키고 자연과 고래, 사람이 공존하는 전국에 단 하나뿐인 울산고래축제로 치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