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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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담은 밈코인 열풍 다시 부나

페페코인 3주 새 7200% 급등
시총 단숨에 가상자산 46위에
별도 사용처 없어 재미로 거래
업계 “변동성 커 투자 주의해야”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각종 패러디 대상이 되고 있는 개구리 캐릭터 페페(Pepe the frog)가 가상자산 시장에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페페를 소재로 등장한 페페코인(PEPE) 가격이 한 달간 7200% 상승했기 때문이다. 강아지(DOG) 캐릭터를 담은 도지코인(DOGE)에 이어 밈(MEME)코인 유행이 다시 찾아왔다는 분석도 나온다.

8일 가상자산 중개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페페코인은 지난달 18일 기준 0.000076원에서 지난 6일 0.005574원으로 약 7234% 상승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0.003377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최근 세계 1위 거래소인 바이낸스 상장까지 이뤄지면서 페페코인의 가격은 더욱 탄력을 받았다. 페페코인의 시가총액은 1조3229억원으로 가상자산 전체 시총에서 46위권까지 올라섰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페페코인을 비롯해 도지코인, 시바이누(SHIB)처럼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유행하는 그림이나 영상 밈으로 만든 가상자산을 밈코인이라고 부른다. 특별한 목표나 기술력 없이 재미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가상자산으로 별다른 가치가 없을 것 같지만 2021년 도지코인으로 인해 폭발적인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당시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도지코인을 찬양하는 트위터 게시물을 수차례 올렸고 도지코인 가격이 급등했다. 시바이누, 사모예드 등 강아지 코인이 종류별로 등장해 가격이 급등하면서 장난으로 시작한 밈코인은 고위험 투자자들의 주요 타깃이 됐다.

김동환 원더프레임 대표는 “가상자산의 주요 용도 중 하나로 ‘커뮤니티’가 있는데 밈코인은 귀엽다는 이유로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밈코인은 가격 자체가 낮게 설정돼 있고 가격 상승이 입소문을 타면서 급등하는 경우가 있다”며 “바이낸스에 상장될 때 대표가 ‘아무런 쓸모가 없다’는 공지를 남겼지만 가격은 급등했다”고 말했다.

다만 밈코인은 유통 규모가 크지 않고 특별한 사용처가 있지 않다 보니 단기성 급등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2021년 말에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주제로 한 스퀴드게임 코인이 등장해 14원에서 340만원까지 급등했으나 하루아침에 3원으로 내려앉아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본 경우도 있었다.

가상업계 관계자는 “밈코인 백서를 봐도 프로젝트가 방향성을 갖거나 블록체인 프로젝트로서 가치 있는 경우도 사실상 없다”고 경고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