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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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 자영업자 대출잔액 더 늘었다

코로나 직전보다 70% 수준 급증
2022년 연체율도 1.2%… 3년래 최고
자영업자發 금융리스크 확산 우려

자영업자의 대출잔액이 코로나19 사태 직전보다 50%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층에서는 70% 가까이 늘었다. 연체율도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올라가 자영업발(發) 연체 대란 우려도 나온다.

8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에게 제출한 ‘자영업자 소득 수준별 대출 잔액·연체율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말 현재 전체 자영업자의 모든 금융 기관 대출을 합한 잔액은 1019조8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직전인 2019년 4분기(684조9000억원)와 비교하면 48.9% 늘었다.

사진=뉴시스

한은은 자체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약 100만 대출자 패널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 사업자 대출 보유자를 자영업자로 간주하고, 이들의 가계대출과 개인 사업자 대출을 합해 이같이 분석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출 증가 폭이 가장 큰 계층은 저소득 자영업자였다. 이들의 전 금융 기관 대출 잔액은 3년 사이 69.4% 늘었다. 특히 상호금융과 보험사 대출이 이 기간 2배 넘게 증가하는 등 비은행 대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당국이 코로나19 금융 지원을 통해 원리금 상환유예 조치를 내렸음에도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빠르게 높아지는 상황이다. 상환유예 조치가 올해 9월 종료를 앞두고 있어 자영업자 대출이 금융 리스크(위험) 요인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2021년 초 0.17%였던 연체율은 지난해 4분기 0.26%로 급등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2분기(0.29%) 이후 2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소득 하위 30%의 저소득층은 지난해 4분기 연체율이 1.2%로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4분기(1.3%)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융권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은행 등 금융 기관은 기한 연장, 금리 인하, 분할 상환 등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유예 조치가 끝난 이후에도 자영업자의 연착륙을 돕는다는 방침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자영업자 대출금 연체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병훈 기자 bho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