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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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진료, ‘재진 환자’ 중심으로 허용 가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단계가 ‘경계’로 하향되면 ‘재진’ 환자 중심으로 비대면 진료가 진행될 전망이다. 플랫폼 업계가 ‘초진’ 환자를 대상으로 한 비대면 진료도 허용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정부는 재진과 의원급 의료기관 중심의 비대면 진료 원칙을 바꾸지 않기로 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8일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은 의원급 의료기관, 재진 환자 중심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해제함에 따라 우리 방역 당국도 이르면 이번 주 코로나19 위기단계를 ‘심각’에서 ‘경계’로 낮춘다.

이에 심각 단계에서 한시적으로 허용된 비대면 진료도 종료된다. 아직 관련 입법이 이뤄지지 않은 탓에 정부는 시범사업 형태로 비대면 진료를 계속할 방침인데 진료 대상 등 시행 방식 관련해 의료계와 합의한 원칙을 견지하기로 했다. 정부는 앞서 대한의사협회(의협) 등이 참여한 의료현안협의체에서 재진 환자와 의원급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비대면 진료를 보조적으로 활용하는 데 합의한 바 있다.

 

진료 대상을 재진 환자로 제한할지, 초진 환자도 포함할지가 가장 큰 쟁점이었다. 진료가 전화나 화상 통화로 진행되기 때문에 닥터나우 등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체가 다수 운영 중이다. 해당 업체들은 “이용자 중 초진 환자가 99%”라며 재진 환자로 이용자를 제한할 경우 업체가 모두 고사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의료계는 오진 위험을 근거로 들며 초진 환자를 비대면 진료 대상에 포함하는 것을 반대해왔다. 환자의 증상을 직접 보고, 듣고, 만지는 등의 진료를 하지 않고 정확한 진찰을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초진부터 비대면 진료가 가능해지면 환자 쏠림 현상도 나타나 동네 의원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재진 환자를 중심으로 하되 도서벽지를 비롯한 의료 취약지나 특정 질환 등에 한해 초진을 허용하는 방안도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범사업이 정해지고 국회에 계류 중인 비대면 진료 관련 법안이 통과되기까지 이해관계가 얽힌 단체들의 반발이 클 것으로 보인다. 플랫폼 업계뿐만 아니라 약사단체도 약 배송 문제를 두고 반발하고 있어서 관련 논의가 녹록지 않아서다. 정부는 우선 시범사업의 방식을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이정한 기자 ha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