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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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정상을 향해… 대한항공, 고도를 높여라

V리그 최초 亞 男배구선수권 출전
14일부터 호주·인니 등 조별 예선
한선수 빈자리 유광우·정진혁 투입
틸리카이넨 감독 “목표는 우승”

프로배구 남자부 대한항공은 2005년 출범한 V리그 초창기만 해도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 ‘양강’에 밀려 ‘만년 3등’이었다. 대한항공은 V리그 출범 14시즌 만인 2017~2018시즌에야 처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달성했다.

 

이번 2022~2023시즌까지 대한항공은 정규리그 1위와 챔프전 우승을 동시에 거머쥐는 통합우승 3연패를 달성하는 등 이제는 바야흐로 ‘대한항공 왕조’ 시대다. 이런 대한항공이 14일부터 21일까지 바레인 마나마에서 열리는 2023 아시아 남자 클럽 배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해 내친김에 아시아 최고 클럽에 도전한다.

임동혁(왼쪽), 유광우

올해로 23회째인 이 대회에 V리그 남자팀이 출전하는 것은 대한항공이 처음이다. 과거 실업배구 시절 삼성화재가 세 차례 출전해 준우승 한 번과 우승 두 차례를 기록한 바 있다.

 

이번 대회에는 16개 팀이 참가해 4개 조로 나눠 조별 예선을 치른 뒤 각조 상위 두 팀이 8강에 올라 우승을 다툰다. 대한항공은 알 아흘리(바레인), 캔버라 히트(호주), 자카르타 바양카라(인도네시아)와 A조에 속했다.

 

결전지 바레인으로 11일 출국한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국제대회 참여로 팀에 많은 경험과 전술을 만드는 데 목적이 있다. 젊은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부여해 더욱 단단한 팀으로 만들겠다”며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라고 밝혔다.

다만 전력은 완전체가 아니다. ‘코트 위 사령관’ 세터 한선수는 선수단과 동행하지만, 경기엔 나서지 않을 예정이다. 외국인 아포짓 스파이커 링컨 윌리엄스는 ITC(국제이적동의서) 만료로 출전하지 않는다.

 

차포를 뗀 격이지만 대한항공 선수단엔 자신감이 넘친다. 대한항공을 변함없이 지키는 정지석-곽승석 ‘석석 듀오’가 버티고 있고 신예 정한용까지 가세해 대한항공의 전력은 안정적이다.

 

세터 자리엔 유광우와 정진혁이 나눠 뛴다. 유광우는 과거 삼성화재 왕조를 이끈 주역으로 노련한 토스워크는 한선수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 유광우는 “아시아 최고 클럽을 가리는 대회에 출전하는 이상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링컨의 빈자리는 국가대표 임동혁이 메운다.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획득한 임동혁은 더 좋은 조건을 마다하고 3년 최대 15억원(연봉 3억5000만원·옵션 1억5000만원)에 대한항공 잔류를 택할 만큼 팀에 대한 충성심이 남다르다. 이번 대회에서도 링컨 대신 주포 노릇을 톡톡히 해줄 것으로 전망된다. 임동혁은 “대한민국 클럽을 대표해서 나가는 만큼, 자부심을 갖고 임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마나마(바레인)=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