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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베로 감독과 이별한 한화… 손혁 단장 “여전히 실험적인 야구를 하고 있다”

“여전히 실험적인 야구를 하고 있다.”

 

손혁 한화 단장이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과 이별한 이유를 설명했다. 한화는 11일 올 시즌이 마지막인 수베로 감독의 임기를 채워주지 않았다. 주어진 리빌딩 시간 동안 팀을 개조해 놓겠다던 수베로 감독에게 3년을 맡기기로 했던 한화였기에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더욱이 한화가 4월 부진을 털고 5월 반등의 날갯짓을 하려는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사진=뉴시스

손혁 단장은 이날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수베로 감독이 3년째에 돌입하면서 선수 파악도 마쳤다고 생각했고, 이제 결과가 어느 정도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며 “구단 역시 더는 리빌딩이 아닌 어느 정도 성적을 원했지만 여전히 포지션이나 타순이 리빌딩을 하는 팀처럼 실험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올 시즌부터 한화는 한발씩 올라가야 하는 팀”이라며 “안정적인 셋업 과정을 통해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베로 감독은 리빌딩 3년 차를 맞아 성적을 내야했다. 구단에서도 적극적인 투자에 나섰고, 수베로 감독 역시 성적을 기대했다.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이기는 야구를 강조했다. 미디어데이에서 ‘리빌딩이 몇 퍼센트나 완성됐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선수들이 정말 많은 성장을 이뤘고, 일부 선수들 기량은 완성된 것 같다”며 새 시즌을 기대하게 했다. 시범경기 1위에 오르며 ‘올해는 다르다’를 외쳤던 한화의 현실은 처참했다. 한화는 4월 6승1무17패 승률 0.261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내용도 답답했다. 한화는 확실한 주전을 결정하지도 못한 채 시즌을 치렀다. 타순에도 매번 변화가 일어났고, 내야수를 보던 선수가 다음날 외야수로 출전하는 경우도 잦았다. 투수교체를 두고 전 두산 감독인 김태형 해설위원이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해 한화는 손혁 단장 취임과 함께 새 감독 선임을 검토했다. 하지만 수베로 감독을 믿고 새 시즌을 맡겼지만 결국 한화도 칼을 빼 들었다. 손혁 단장은 “4월 팀이 연패에 빠지면서 많은 고민을 했다”며 “결국 이렇게 결정하게 됐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손혁 단장은 “수베로 감독이 힘든 시기 팀을 맡아줬다”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토대를 잘 만들어 줬고, 선수들에게 한 베이스 더 가는 주루 플레이 등 적극적인 모습을 인식해 준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아쉬워했다.

 

이날 최원호 감독은 퓨처스 리그 경기를 마친 뒤 삼성과 경기가 진행되는 도중 새로운 사령탑으로 결정됐다. 때문에 수베로 감독에게도 이 사실이 삼성전이 끝난 이후 전달됐다. 최 감독은 한화가 지난 시즌이 끝나고 감독 교체를 논의했을 때 1순위 후보였다. 

 

손혁 단장은 최원호 감독을 선임한 것에 대해 “감독 대행 경험도 있고 선수단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다”며 “부드러우면서도 카리스마 있는 리더십으로 팀을 잘 이끌어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원호 감독은 12일 인천 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SSG와 경기에서 첫 경기를 치른다. 5월 5승2패로 반전의 날개를 펼친 한화가 이번 사태로 반등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