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출근길 음주 뺑소니 당한 사회 초년생 20대女 결국 숨져…운전자 20대男 구속 기소

병원 치료 받았으나 24일 만에 사망
'도주치사 혐의' 20대男, 경찰서 음주 시인하면서도 "사람 친 줄 몰랐다" 진술
지난달 17일 울산 남구 삼산로 현대백화점 앞 사거리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여성 보행자를 치고 달아난 20대 남성 운전자가 잠시 뒤 반대편 차선에 나타난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장면. YTN 방송화면 갈무리

 

출근길에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 치료를 받던 사회 초년생 20대 여성이 결국 사망했다. 사고를 낸 20대 남성은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울산지검 형사 1부(부장검사 김승언)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등 혐의로 운전자 A(23)씨를 구속기소했다고 12일 밝혔다.

 

앞서 A씨는 지난달 17일 오전 7시28분쯤 울산 남구 삼산로 현대백화점 앞 사거리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출근길 횡단보도를 건너던 20대 B씨를 들이받은 뒤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당시 사고 충격으로 머리를 심하게 다쳤으나 A씨는 조치 없이 그대로 차를 몰고 달아났다.

 

사고 당시 A씨 혈중 알코올 농도는 0.151%로, 면허취소 수준(0.08%)을 훌쩍 넘어서는 만취 상태였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술을 마시고 운전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처음에는 사람을 친 줄 몰랐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A씨가 사고 발생 3분 후 현장에 나타난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자신이 일하는 어린이집으로 출근하는 길이었던 B씨는 대형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으나 사고 24일 후인 전날 오전 7시43분쯤 숨졌다.

 

A씨가 사고를 낸 차량은 자동차 의무보험에도 가입되지 않은 상태로, 피해자 치료 비용마저 유족 측이 자비로 부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측은 “다시는 이와 같은 불행이 재발하지 않도록 음주운전 및 사고 후 도주 범죄에 대해 엄정 대응할 것”이라며 “범죄 피해자 보호법에 따른 유족 구조금 등 지원을 의뢰했으며, 심리 치료 등에도 소홀함이 없게 하겠다”고 밝혔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