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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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서울의 드론 택시

100여년 전 군사적 목적으로 개발된 드론은 그 쓰임새가 무한히 넓어지며, 미래의 이동 수단으로도 주목받는다. 인구 집중으로 몸살을 앓는 대도시의 교통, 주차 문제를 해결하기에 드론은 더없이 훌륭한 수단이다. 전 세계 내로라하는 자동차 회사, 항공사, 드론 전문 업체가 드론을 활용해 ‘하늘을 나는 차’를 앞다퉈 개발 중인 이유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라는 꿈은 꽤 오래됐다. 1940년 포드의 창업자 헨리 포드는 미래에 비행기와 자동차를 결합한 차가 등장한다고 예언했다. 당시에는 주변 사람들이 모두 비웃었다. 이후 ‘하늘은 나는 자동차’는 1980년대 개봉한 SF 영화 ‘블레이드 러너’와 ‘백 투 더 퓨처’ 등에도 등장했지만 오랜 기간 꿈의 영역이었다. 그러나 드론과 자율주행, 초고속 이동통신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며 꿈이 점점 현실로 변하고 있다.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이스라엘 등은 2010년대 중반부터 정부 주도로 도심항공교통(UAM·Urban Air Mobility) 개발 및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UAM은 활주로 없이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미래 이동 수단이다. 우리 정부도 2020년 6월 ‘K-UAM’ 로드맵을 발표했다. 2025년까지 서울에 UAM 전용 하늘길을 열 기반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여러 나라가 경쟁적으로 UAM 시장에 뛰어드는 가장 큰 이유는 도시화다. 현재 54%가량인 전 세계의 도시화가 2050년에는 75%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급격한 도시화는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도시를 복잡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드디어 내년 하반기에 서울 하늘에도 드론 택시가 등장할 전망이다. 서울시는 UAM 상용화를 위해 내년부터 수도권에서 본격적인 시험 운행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시험 운행 구간으로 서울의 경우 김포공항∼여의도(18㎞), 잠실∼수서(8㎞)가 선정됐다. 드론 택시는 전기 동력을 기반으로 최대 5명을 태우고 30∼50㎞ 거리를 간다. UAM은 탄소 배출이 없는 친환경 운송 서비스라는 점에서도 성장 가능성이 크다. 모건스탠리는 2040년 세계 UAM 시장이 1900조원으로 팽창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UAM 시장 선점에도 박차를 가해야겠다.


박창억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