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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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보 인근 주민 87% “보 적극 활용해야”

4대강 보 인근에 거주하는 시·군 주민 대부분이 가뭄 등 물 부족 위기에 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 인근에서 농업·어업 등 생계 활동을 하는 주민의 경우에는 보 활용 찬성 비율이 93%나 됐다.

 

환경부는 16일 국민 5000명을 대상으로 한 ‘4대강 보를 활용한 기후위기 대응 국민인식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는 지난달 18∼23일 이뤄졌으며 4대강 보 소재 및 인접 시·군 주민 4000명(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 각 1000명)과 일반 국민 1000명이 참여했다.

 

)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지난 10일 오후 경기도 여주시 소재 여주보를 방문해 강천보, 여주보, 이포보 등 한강 3개 보 운영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환경부 제공

조사 결과 가뭄과 같은 물 부족 위기에 인근 주민과 일반 국민 대다수는 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답했다. 인근 주민 87%(3473명), 일반 국민 77%(774명)가 보 활용에 찬성했다. 4대강별로는 낙동강 89.2%, 한강 88.4%, 영산강 86.6%, 금강 83.2%로 조사됐다. 특히 보 인근에서 농업·어업 등 생계 활동을 하는 주민의 경우에는 찬성 비율이 93%(378명·전체 408명)에 달했다.

 

보 활용 방안에 대해선 인근 주민과 일반 국민 모두 가뭄 등 위기 극복을 위해 보를 용수 공급 목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했다. 홍수 시 침수 피해 방지 목적(인근 주민 25.9%·일반 국민 39.5%), 수량을 늘려 수질을 개선하는 목적(인근 주민 13.3%·일반 국민 14.1%) 등의 순이었다.

 

댐-보-하굿둑을 연계·운영하는 정책에 대한 선호도 또한 높았다. 환경부는 지난달 가뭄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4대강 보를 활용해 댐, 보, 하굿둑 등을 하천시설에 연계하는 ‘워터그리드’ 정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워터그리드는 댐, 하천, 저수지 등을 연계해 물이 넘치는 지역으로부터 물이 부족한 지역으로 물이 지날 수 있는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러한 정책에 대해 인근 주민은 86.2%, 일반 국민은 81.4%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찬성 이유로는 ‘가뭄, 홍수 등 물 위기상황에 잘 활용할 수 있어서’(인근 주민 62.4%, 일반 국민 61.9%)가 가장 많았고, ‘생활용수 등 물이 풍족해질 수 있어서’(인근 주민 509%, 일반 국민 33.5%), ‘녹조, 수질오염사고 등에 잘 대응할 수 있어서’(인근 주민 24.2%, 일반 국민 29.0%) 등이 뒤를 이었다.

 

최근 4대강 보는 ‘보 해체·개방 정책’을 추진했던 이전 정부와 달리 현 정부에서 가뭄과 홍수 대응에 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논란이 일고 있다. 실제로 환경부는 지난달 광주·전남 중장기 가뭄대책과 ‘댐·보·하굿둑 연계운영 추진계획’ 등에 4대강 보를 활용한다고 발표했다. 한화진 장관은 지난 9일 “과학과 실용에 기반한 물관리를 이어가겠다”며 “보 해체 결정은 과학에 기반한 결정이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평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민경 기자 m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