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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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당 벌고 일손 돕고… 충북 ‘도시농부’ 인기

도, 은퇴자 등 유휴인력 농업 교육
사업 시작 100일 만에 1만명 참여
“농번기 인력난 숨통… 농작업 수월”
올 11개 시·군 확대… 年 6만명 목표

도시 인력이 농촌에서 일하며 일손도 돕고 귀농·귀촌도 체험하는 충북형 도시농부 프로그램 참여자가 1만명을 넘어서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충북도는 지난 2월8일 농가에 도시농부를 투입해 약 100일 만에 인력 지원 1만명(연인원)이 참여한다고 16일 밝혔다. 도시농부는 은퇴자나 주부 등 도시 유휴 인력을 대상으로 농업 분야 교육을 거쳐 농촌 인력으로 키우는 도농 상생형 농촌 일자리 사업이다.

충북형 도시농부들이 농가에서 농작업을 하고 있다. 충북도 제공

농촌은 해마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율 증가로 인력 부족 문제에 노출돼 있다. 외국인력 의존도 상승으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도시민이 증가하고 있다.

충북도는 민선 8기 들어 ‘충북형 도시농부’ 사업을 시작했다. 첫해는 청주시민의 신청을 받아 괴산군에 6개월여간 1600명을 투입하는 시범사업을 전개했다. 올해는 11개 시군으로 확대해 연인원 6만명이 목표다. 도시농부는 만 20∼75세 청년, 은퇴자, 주부 등 비농업인 유휴 인력이 신청할 수 있다. 선발자는 이틀간 농업 교육을 받고 농가에 투입된다.

이들은 농촌에서 1일 4시간 일하고 6만원(보조 2만4000원, 농가부담 3만6000원)을 받는다. 농가와 협의해 근로 시간을 늘릴 수도 있다. 외지인에게는 일비와 교통비 등을 추가로 지급한다. 농업에 숙련된 영농작업반장은 하루 5000원을 더 지급하고, 농업 교육 이수자는 1일 2만원을 준다.

올해 도시농부에는 3127명이 참여하고 있다. 농가는 1077곳이다. 충북형 도시농부는 갈수록 인기다. 일부 농가에서는 숙련자를 원하며 장기간 근로를 원하지만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다양한 경험과 다른 농가 형평성 등을 고려해 30일이 지나면 다른 농가에 배치한다.

괴산군 청천면 도원리에서 고추를 재배하는 노성준(71)씨는 “농번기에 인력을 구하기 어려웠는데 도시농부가 일손을 도와줘 농작업이 수월해지는 등 농업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도에 따르면 올해 나이별 도시농부는 60대가 1289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50대 762명, 70대 594명, 40대 340명, 30대 83명, 20대 59명 순으로 나타났다. 남녀 비율은 남자 1395명, 여자 1732명으로 여자가 337명 더 많다. 다른 시도 거주자도 200여명 참여했다. 도 관계자는 “청주 거주 도시농부 345명이 괴산, 보은, 진천 등 군에 지원했다”며 “도시농부 사업은 도시 일자리도 만들고 도시와 농촌이 상생하는 충북만의 실험적 일자리”라고 말했다.


청주=윤교근 기자 segey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