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리케이션에서 만난 남성과 성관계한 뒤 성병에 걸리게 된 여성이 상대방 집을 찾아갔다가 되레 스토킹 혐의로 고소를 당하는 황당한 사건이 벌어졌다.
남성은 피해 여성 외에도 다른 여성들과 성관계하는 등 복잡한 연애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두사람은 연인관계는 아니었던 거로 전해진다.
여성 A씨는 2021년 7월 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을 통해 남성 B씨와 만난 뒤 수차례 성관계를 가졌다.
그러던 중 같은 해 11월 병원에서 성병 진단을 받고 이로 인해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겪었다.
A씨는 성병에 걸린 사실을 B씨에게 알렸다.
B씨는 처음 A씨에게 미안한 마음을 표시하거나 위로를 건네다 지난해 1월 갑자기 메신저를 차단하고 전화도 받지 않으며 연락을 피했다.
A씨는 3개월 후인 지난해 4월에서야 B씨와 다시 연락할 수 있었는데, B씨는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에서 만난 다수 여성과 성관계를 해왔던 사실을 실토했다.
B씨의 말을 들은 A씨는 성병 감염이 B씨 탓이라 여겼고, 따지기 위해 두차례 B씨 주거지를 찾아 엘리베이터 앞 복도에서 기다렸다.
A씨는 사과 받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돌아온 것은 B씨의 신고였다. 경찰에 A씨를 스토킹 혐의로 신고했던 것.
경찰에 이어 검찰도 A씨의 스토킹 혐의가 인정된다고 결론 내리면서 약식기소됐다.
결국 A씨는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A씨는 법정에서 “B씨를 찾아간 것은 성병 감염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고 무책임한 태도를 추궁하는 한편 치료비 지급 등의 보상을 요구하기 위해서였다”며 “스토킹이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법원은 A씨의 행위가 스토킹처벌법 처벌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17일 이데일리에 따르면 이 사건에 대해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박민 판사)은 스토킹 범죄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를 스토킹처벌법으로 처벌하려면 B씨를 찾아간 행위에 ‘정당한 이유’가 없어야 하고, 그 행위가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B씨를 찾아간 것은 성병과 관련해 보상 요구와 추궁을 위함이었다”고 판시했다.
이어 “연락에 적극 응하지 않는 B씨에게 의사를 전달할 마땅한 다른 방법을 찾기 어려웠던 점 등을 종합하면 B씨 주거지를 찾아간 ‘정당한 이유’가 없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A씨가 B씨 주거지에 찾아간 것은 단 2회에 그쳤다는 점에서 그 행위가 ‘지속적 또는 반복적’인 스토킹 행위의 정도에 이르렀다고 평가할 수도 없다”고 무죄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이 같은 판결 후 검찰이 항소를 포기하면서 A씨는 ‘무죄’가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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