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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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폭자료관서 첫 일정 … ‘核보유’ 英·佛 정상 첫 방문 [G7 정상회의]

G7 첫날 스케치

日 총리 안내로 40여분간 관람
위령비 헌화·기념 식수 등 진행
NHK “핵무기 없는 세계실현 결의”

일본 히로시마에서 19일 개막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첫 공식 일정은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 있는 원폭자료관 방문이었다. 1955년 개관한 이곳은 1945년 8월 원폭 투하 후 히로시마의 참상을 전하는 사진, 피폭자의 유품 등 2만2000여점을 소장하고 있다. 원폭 투하 당사자인 미국 정상의 방문은 2016년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 이후 두 번째이고, G7 회원국 중 핵무기를 보유한 영국, 프랑스 정상의 방문은 처음이다.

 

G7 의장국인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 부부는 이날 오전 10시30분쯤 자료관 앞에서 회원국 정상들을 맞았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부부를 시작으로 마지막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까지 차례로 차에서 내려 기시다 총리 부부와 인사하고 기념 촬영을 진행했다. 기시다 총리의 안내로 진행된 40여분간의 관람과 관련해 피폭자인 오구라 게이코(85)와의 만남이 있었다는 것 외에 구체적인 진행 방식, 각 정상들의 발언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1945년 8월 6일 투하된 원자폭탄 피해의 참상을 알리는 히로시마 평화기념자료관 외관. 연합뉴스

자료관 관람을 마친 G7 정상들은 평화기념공원에 있는 원폭위령비에 헌화한 뒤 묵념했다. 이어 원폭 피해를 상징하는 건물인 원폭 돔 등에 관한 설명을 듣고 방문 기념 식수를 진행했다. G7 참관국 정상들도 21일 원폭자료관을 방문할 예정이다.

 

NHK방송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처음 나오는 핵 군축에 초점을 맞춘 별도 성명의 초안에 러시아의 핵 위협을 비난하고 중국의 핵전력 증강에 우려를 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이날 보도했다. 초안에는 원자폭탄이 투하된 히로시마, 나가사키 주민들이 겪은 파멸적인 상황을 상기하며 G7 정상들이 ‘핵무기 없는 세계’의 실현을 위한 결의를 재확인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원폭 피해 상징 ‘돔 건물’ 지나는 정상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가자들이 19일 일본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을 찾아 원폭 피해를 상징하는 ‘원폭 돔’ 앞을 지나가고 있다. 왼쪽부터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숄츠 총리 뒤쪽),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리시 수낵 영국 총리. 히로시마= AP연합뉴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G7 정상들이 핵 군축, 비확산을 논의하고 합의 사항을 ‘히로시마 선언’으로 종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을 내비치며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속하는 상황에서 유일한 피폭국인 일본에서 개최되는 정상회의에서 핵무기 사용 금지를 호소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히로시마=강구열 특파원 river91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