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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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G7회의 직접 참석한다…러, 침공 이후 亞 방문 처음

G7회의 히로시마서 개막

외신 “21일 유력… 亞 첫 방문”
서방 지원 촉구… 尹 만남 주목
NYT “美와 정상회담 확실시”
尹, 원폭 한인 피해자 만나 위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일본 히로시마를 직접 방문한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본 공영방송 NHK도 해당 매체와 소식통을 인용한 보도에서 같은 내용을 전하며 “(지난해 2월) 러시아의 군사 침공이 시작된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이 아시아를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올렉시 다닐로우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는 “그곳(G7 정상회의)에서 매우 중요한 결정들이 이뤄질 예정인 만큼,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우리의 입장을 전달하는 건 굉장히 중요하다”고 국영 방송에 밝혔다. 방문 시점은 공식 확인되지 않았으나 로이터는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21일에 히로시마에 도착한다고 보도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왼쪽),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AP뉴시스

FT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전격적인 G7 정상회의 참석이 러시아와의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지지를 강화하고 대(對)러 제재에 소극적인 인도, 브라질 등 비(非)G7 정상의 지원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분석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점령지를 탈환하기 위한 대반격을 앞두고 지난 15일 영국을 방문한 것을 비롯해 독일, 이탈리아 등을 돌며 지원을 호소해 왔다. 뉴욕타임스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일본 방문이 실현되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확실시된다고 보도했다.

尹대통령 내외 히로시마 도착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초청받은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9일 히로시마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나와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히로시마=이재문 기자

이날 히로시마에 도착한 윤석열 대통령과의 만남이 성사될지도 주목된다. 우크라이나는 개전 후 한국의 지원을 요청해 왔다. 지난 15일 방한한 젤렌스키 대통령의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는 다음 날 윤 대통령과 만나 지뢰 탐지 제거 장비 등 비살상 무기 지원과 재건 참여를 요청했다.

G7 정상회의는 이날 첫 공식 일정인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내 원폭자료관 방문을 시작으로 개막했다. 오는 21일까지 사흘간 총 10개 세션에서 인공지능(AI) 등 디지털·무역을 포함한 세계 경제, 러시아 제재 강화 등을 다루는 우크라이나 정세, 핵 군축·비확산 등을 논의한다.

 

의장을 맡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첫 회의인 세계 경제 세션 모두발언에서 두 가지 핵심 과제로 “법의 지배에 기초한 자유롭고 열린 국제 질서를 지켜내는 것, G7을 넘어 국제적 파트너와의 관여를 강화하는 것”을 꼽으며 “분단과 대립이 아니라 협조하는 국제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결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 히로시마 G7 정상회의에 참관국 정상 자격으로 참석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일본 히로시마 한 호텔에서 1945년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로 피해를 입은 재일동포를 만나 면담하기 전 몸이 불편한 1932년생 박남주 할머니 (전 한국원폭피해자대책위원회 위원장)의 의자를 잡아주며 착석을 도와주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날 윤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히로시마 원폭 한국인 피해자들을 만나 위로하고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또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팜 민 찐 베트남 총리와 각각 양자 회담을 가졌다. 한·미·일 3국 정상회담과 일본, 영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과의 양자 회담도 진행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20일 확대회의에서 식량·보건·젠더·기후변화·에너지·환경 등 글로벌 의제를 주제로 연설에 나선다. 한국은 G7 회원국이 아니지만 의장국인 일본의 초청에 따라 참관국(옵서버) 자격으로 참석했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G7 정상회의 참석에 대해 “핵심 가치를 공유하는 파트너 국가들과 연대를 강화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히로시마=강구열 특파원, 이현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