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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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G7정상회의에 "러·중 봉쇄목표…선전포고에 확고히 대응"

F-16 우크라 지원 추진에 "서방이 막대한 위험 자초"

러시아는 주요 7개국(G7) 정상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확고한 지원 의지를 재확인하고 중국의 현상 변경 시도를 경고한 것에 대해 "러시아와 중국에 대한 이중 봉쇄가 목표"라며 반발했다.

20일(현지시간) 타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열린 제31차 외교·국방 정책 이사회 총회에서 G7 정상회의 공동성명과 관련해 이처럼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누구에게도 적대감을 조장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며 "우리는 우리를 상대로 한 선전포고에 확고하고 일관된 대응을 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또 "미국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이용해 자신의 진영을 통합했다"며 "그러나 이 통합은 누군가의 의지에 완전히 굴복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한편으로는 서방 집단과 세계의 다수인 남반구 및 동방 국가 사이의 단층선이 생겨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남반구는 협박과 위협, 처벌과 제재 등 갈수록 공격적으로 돼가는 서방의 억압에 실질적으로 맞설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G7 정상은 일본 히로시마에서 발표한 공동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포괄적이고 공정하며 지속적인 평화가 찾아올 때까지 흔들림 없이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날 성명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난하는 동시에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과 이란 등을 염두에 두고 "제3국은 러시아의 침략을 물적으로 지원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G7 정상은 이날 성명에서 중국에 대해 협력 의사를 표시하는 동시에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은 용납하지 않겠다고 견제했다.

러시아는 또 미국 등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F-16 전투기 지원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막대한 위험을 자초하는 일이라며 반발했다.

알렉산드르 그루슈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이번 사안에 대한 타스 통신의 질의에 "서방이 여전히 확전 시나리오를 고수하는 것을 보고 있다"며 "이는 그들 자신에게 막대한 위험이 뒤따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어떤 경우든 이는 러시아의 모든 계획에 있어 고려될 것"이라며 "우리는 목표를 달성할 모든 필요한 수단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서방으로부터 장거리 미사일과 현대식 전차를 지원받은 데 이어 F-16 전투기 제공을 거듭 요청하고 있다.

미국은 현대식 전투기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따른 확전 가능성을 우려해 이를 거절했으나, 최근 유럽 등 동맹의 압력이 커지면서 F-16 지원 쪽으로 가닥을 잡는 분위기다.

이달 들어 영국과 네덜란드가 F-16 조달을 위한 국제 연합을 구축하기로 한 데 이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조종사에게 F-16 조종 훈련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미 정부 관계자들이 전했다.

전날 일본 히로시마에서 개막한 G7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국과 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이 열리고, 이 자리에서 F-16 제공 방침이 발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