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개봉한 영화 ‘인턴’은 안팎으로 화제를 몰고 왔다. 출판사에서 부사장으로 일하던 70대 ‘할아버지’ 인턴(로버트 드 니로 분)이 기업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통해 30대 ‘워킹맘’ 의류업체 대표(앤 해서웨이 분)를 만나 벌이는 좌충우돌 얘기는 당시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라는 사회 분위기와 맞물려 곳곳에서 공감대를 형성했다. 경험 많은 인턴이 열정 많은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어색하지만 당당히 인생 2막을 시작한다는 설정은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었다.
이처럼 영화 같은 얘기가 현실에서 벌어졌다. 정식 사원이 되기 전 수습을 일컫는 인턴은 아니지만, 경험 많은 중장년들이 지방자치의 꽃으로 불리는 지방의회에 진출해 의원들의 정책 수립을 돕는 해결사 역할을 맡은 것이다.
21일 경기도의회에 따르면 도의회가 올해 첫 정책지원관 78명을 선발한 결과, 50세 이상이 16명(20.5%)을 차지했다. 이 가운데 60대도 3명(3.8%)이나 된다. 60대 합격자들은 모두 공직 유관 단체에서 근무했고, 이 가운데 1명은 공공기관 본부장(1급)까지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달 19일 마감한 임용후보자 등록을 모두 마친 상태다.
이번에 선발된 정책지원관들이 보좌할 도의원의 평균 연령은 53세다. 그런데 유난히 ‘물갈이’가 심했던 이번 도의회의 경우 초선이 70%에 달한다. 20·30대 의원도 20명(12.8%)을 차지한다. 사회 곳곳에서 경험을 쌓은 정책지원관들의 역할이 녹록지 않다는 뜻이다.
정책지원관은 도의원의 의정활동을 지원하는 전문인력이다. 상임위원회별로 전체 도의원 156명을 대상으로 2명당 1명씩 배치된다. 12개 상임위원회별로는 50세 이상 정책지원관이 1∼2명씩 일하게 된다.
이들의 연봉은 하한액 5281만원, 상한액 7925만원이다. 임기제 공무원의 보수 수준은 직급별 연봉하한액을 원칙으로 하되 특별한 자격과 능력이 인정될 경우 상한액까지 협의해 결정할 수 있다.
도의회 관계자는 “전국 최대 규모인 78명의 정책지원관 모집에 342명이 지원해 4.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며 “공정성 시비를 차단하기 위해 외부 업체에 의뢰해 블라인드 전형을 했기에 합격자 연령은 나중에 알 수 있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