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G7 정상 또는 ‘쿼드’(Quad: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안보 협의체) 국가들과 별도 회담을 갖고 경제·안보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는 지난 20일 G7 친교 만찬에서 일본 측 배려로 한·미 정상이 옆자리에 앉아 양국 현안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19일부터 2박3일간 호주, 베트남, 인도, 영국, 일본, 코모로, 인도네시아, 우크라이나 등 8개국 정상과 회담했고,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는 짧게 약식 환담을 나눴다. 2박3일간 총 9개국과 양자회담을 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G7 정상회의 참관국 정상으로 다자·양자회담에 참석해 외교·안보, 경제 등 글로벌 협력 방안을 논의했고 대통령실은 각국과 협력을 한층 강화했다고 평가했다.
G7 개최 전 한국을 찾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G7 일정을 마치고 21일 저녁 한국에서 진행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포함하면 윤 대통령은 이번 행사를 전후로 G7 정상들과 모두 만남을 가졌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현지 브리핑에서 “쿼드 국가와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국가 모두와 양자회담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과는 지난 4월 국빈 방미를 한 점에서 따로 공식 회담을 갖지는 않았지만, 20일 저녁 G7 친교 만찬에서 일본 측 배려로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옆자리에 앉아 다양한 주제로 심도 있는 의견 교환을 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이번 G7 정상회의에 참석한 국가 대부분이 윤 대통령과 면담하고 싶어 했는데, 한·미 회담은 얼마 전 국빈 방미에서 ‘워싱턴 선언’ 같은 커다란 성과가 있어 미리 잡지 않았다”며 “마침 일본 측의 배려로 만찬장에서 옆자리에 앉아 양국 간에 계속 논의돼야 할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게 됐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 밖에 각국과의 별도 양자회담에서는 방산, 원전, 첨단기술 등 경제·안보 협력을 주로 논의했다. 20일 영국 정상과 회담에서는 원전 협력 확대를, 인도와는 K-9 자주포를 포함한 방위산업과 디지털, 바이오헬스, 우주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리시 수낵 영국 총리에게 “한·영 간 원전 협력 확대, 디지털 파트너십 체결, 사이버 안보 협력 강화를 위한 수낵 총리의 관심을 당부한다”고 말했고, 수낵 총리는 “한국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로 삼고자 한다”고 했다. 호주와도 19일 회담에서 광물과 국방·방산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곧 이뤄질) 호주 국방장관의 방한을 계기로 양국 방산 협력 확대 방안을 구체화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G7 정상회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귀국하자마자 용산 대통령실로 이동해 G7 정상회의 참석 후 한국을 방문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한·독 정상회담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