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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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자녀가 무슨 죄?” 고의 교통사고…보험금 1억 넘게 가로채

1명 구속·3명 불구속 송치

어린 자녀를 태운 채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며 보험금 1억6천만원가량을 가로챈 20대 4명이 검찰에 넘겨졌다.

 

경기남부경찰청은 보험사기 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로 20대 A씨를 구속해 지난 18일 검찰에 넘겼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은 A씨의 아내 B씨와 A씨의 중학교 동창 2명 등 3명도 불구속 송치했다.

 

A씨 등은 2018년 4월부터 지난 2월까지 5년간 경기 광주시와 성남시 일대에서 교통법규 위반 차량을 대상으로 고의 접촉사고를 낸 뒤 합의금과 수리비 명목으로 보험금을 청구, 보험사들로부터 37차례에 걸쳐 1억6천700만원가량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다.

 

이 가운데 A씨의 단독 범행만 19회로, 그는 평소 배달기사로 근무하며 이륜차를 몰다가 삼거리에서 후진하거나 진로를 변경하는 차량 등을 충격하는 방식으로 보험금을 편취했다.

 

A씨는 렌터카에 아내 B씨, 동창들을 태우고 주행하면서 보험사기를 저지르기도 했다.

 

특히 B씨는 첫 범행 당시 임신 6개월이었고, 올해 2살이 된 자녀를 차량에 함께 태운 채 16회에 걸쳐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사건은 지난 1월 한 보험사가 "보험사기가 의심된다"며 A씨의 교통사고 이력 18건을 경찰에 제보하면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의 교통사고와 금융거래 내역, 차량 블랙박스 영상 등을 분석해 그가 B씨 등 3명의 공범과 추가 범행을 저질렀음을 파악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도박 빚을 갚고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어린 자녀를 차량에 태운 이유에 대해서는 "보험금을 더 많이 타내고, 범죄 의심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실제 이들은 자녀의 합의금 명목으로만 1천만원가량을 타냈던 것으로 파악됐다.

 

보험사기 방지 특별법 제8조(보험사기죄)는 보험사기 행위로 보험금을 취득하거나, 제3자에게 보험금을 취득하게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하고 있다.

 

경기남부청 교통범죄수사팀 관계자는 "보험사기 범죄는 주로 교통법규 위반 차량을 대상으로 이뤄진다"며 "평소 교통법규를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며, 보험사기가 의심되는 경우 반드시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