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인 진우스님은 “모든 차별과 혐오, 갈등과 폭력, 빈곤과 질병이 사라지기를 발원한다”고 22일 밝혔다.
그는 불기 2567년(서기 2023년) 부처님오신날(5월 27일)을 앞두고 이날 발표한 봉축사에서 “모든 국민과 불자들이 업장을 소멸하고 마음의 평화를 찾아 이 세상의 진정한 주인공으로 살아가기를 간절히 발원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진우스님은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한 건 우리 자신이라고 언급한 뒤 “최악의 상황에서도 공동체의 질서를 해치지 않은 희생정신, 나보다 어려운 이웃을 먼저 보살피는 자비심이 우리 모두를 구했다”면서 “공동체와 이웃을 위하는 그 마음이 바로 부처의 마음이며, 아기 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신 뜻”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부처님께서는 온전한 가르침을 전해주셨지만 오늘의 현실은 대단히 어렵다”며 “세계를 뒤흔드는 전쟁의 공포가 여전하고 소중한 많은 생명이 희생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역시 분단의 고통 속에 긴장은 지속되고 있다. 세계 10대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갖추었지만
저출산과 고령화로 미래를 걱정하고, 치열한 경쟁 속에 정신적 고통이 깊어지고, 외로움과 우울증에 시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우리 사회의 그늘진 현실도 진단했다.
진우스님은 “세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현상은 모두 인연과 인과에서 비롯된다. 욕심은 마음의 전쟁을 불러오고 내려놓음은 마음의 평화를 가져온다”며 “내 안의 존엄함을 깨닫고 청정하게 마음의 평안을 유지할 때 진정한 행복의 세상이 열릴 것이다. 이 길을 걸어갈 때 스스로가 주인공이며 부처로 살아가는 길이 될 것이며 온 국민의 마음이 평화로워질 것”이라고 당부했다.
앞서 조계종 종정 성파 대종사는 지난 15일 발표한 봉축법어에서 “탐욕 속에 자리하고 있는 이타적 덕성을 깨달은 분은 함께 아파하고 치유하는 보살의 대기대용을 얻을 것”이라며 “자성을 통해 무생의 면목을 깨달은 분은 고통에서 벗어나는 해탈과 안락을 얻을 것”이라고 밝혔다.
성파 대종사는 “이 세상 고통은 사랑과 자비의 헌신 없이는 줄어들지 않고 중생의 고통을 제 몸에 담는 비원 없이 구제되지 않는다”며 “우리의 마음 속에 있는 대비의 한 생각이 세상을 변화시키고 인생을 바꾸게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날마다 미워하고 다투며 얼굴을 붉히는 이웃이 부처 될 사람이며 불조대기를 갖춘 진리의 구현체”라며 “오늘 우리가 밝힌 자비의 등불은 좌절의 상처를 입는 사람들을 위로하고 오만해진 사람들에게는 회심의 눈을 뜨고 자기를 낮추게 하는 하심의 등불”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