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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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교육청·경찰, 뒤늦은 ‘어린이 통학로 종합안전대책’ 발표

지난달 28일 등굣길에 나선 초등학생이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대형 낙하물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이후 부산시와 시 교육청, 경찰과 지자체가 뒤늦게 대책을 내놨다.

 

부산시와 부산교육청, 부산경찰청, 16개 구·군은 22일 부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린이 통학로 종합안전대책’을 발표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어린이보호구역 내 통학로 전반에 대한 총체적인 위험 요소를 전수 조사해 가장 안전한 통학로 환경조성을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안심하고 다닐 수 있도록 안전한 인프라 구축, 통학로 확보, 위험도로 집중관리, 헙업체계 및 제도개선 등 4개 분야에 모든 시정 역량을 집중해 더 이상 소중한 어린 생명이 희생당하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한 뒤에야 부랴부랴 대책을 마련하는 등 전형적인 ‘후진국형 뒷북행정’이란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날 시와 교육청, 경찰 및 지자체가 발표한 주요 대책을 보면 먼저 불법주정차 사각지대에 무인 교통 단속 장비(CCTV)를 확대 설치한다. 8월까지 4억원을 투입해 스쿨존 내 사고 위험지역에 CCTV 10대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또 스쿨존 내 위험지역에 시인성 강화 사업을 추진하고, 횡단보도 266곳을 정비하기로 했다.

 

지역 특성상 산지가 많고 비정형화된 도로가 많아 고지대 급경사지 등 사고 위험이 높은 지역에 1.6t 무게의 물체가 60~80km/h 속도로 굴러와 충격을 가해도 견딜 수 있는 차량용 방호울타리(sb4 이상)를 단계적으로 설치할 계획이다.

 

통학로의 경우 보행로가 분리되지 않은 도로의 차도 폭을 축소하고, 보도를 확장하는 생활도로 다이어트사업을 통해 어린이 통학로를 추가 확보할 방침이다. 

 

도로 폭이 현저하게 좁아 보도와 차도가 분리되지 않거나 보도 설치가 힘든 구간은 일방통행로로 지정하는 등 부산 시내 136개의 일방통행 구간을 정비할 예정이다.

 

고위험 통학로 관리를 위해 경찰 TCS(도로공사 신고접수 조회시스템)와 CCTV 등을 통해 재건축 공사 현장 등 위험작업장 630여 곳에 대한 안전수칙 위반 여부를 상시 점검한다. 

 

현재 77개 학교 91곳에서 실시하고 있는 어린이 등·하교 시간대 차량 통행 제한을 고위험통학로 30개 학교로 확대하고, 비탈길 등 위험한 통학로에 교육청 통학버스를 투입한다.

 

내년에 안전한 통학로 만들기를 위한 ‘리빙랩’을 활용해 부산형 안전한 통학로 만들기를 시범사업으로 추진하고, 전문기관에 통학로 안전관리 실태조사를 의뢰하고, 유관기관과의 지속적인 협업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이 밖에 스쿨존으로 지정된 통학로 내 도로·교통안전시설의 설치 및 사후관리에 교통안전 전문기관의 정기 점검을 의무화하고, 통학로 안전시설 적정성 평가와 컨설팅 등 체계적으로 관리해 나갈 방침이다.

 

마지막으로 스쿨존 내 불법주정차 차량에 대한 과태료를 기존 3배에서 5배로 상향하는 관련법령 개정을 정부에 건의하고, 급경사지 등 고위험지에 차량 방호가 가능한 방호울타리 설치를 의무화하는 관리지침 변경을 관계기관에 요청할 계획이다.


부산=오성택 기자 fivesta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