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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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체증에 만삭 아내 에스코트 부탁했는데…“관할 지역 아니라서” 남편 요청 거절한 경찰

 

도로가 막히니 산부인과까지 만삭 아내를 에스코트해달라는 남편의 요청을 경찰이 2번이나 거절했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남편 A씨는 11일 부산 강서구 자택에서 해운대구 있는 산부인과로 향했다. A씨의 차에는 출산 징후가 있는 만삭 아내가 타고 있었다.

 

도로가 정체될 조짐이 보이자 A씨는 차를 세우고 근처 정차해 있던 경찰 순찰차로 달려가 도움을 청했다. 하지만 경찰은 20㎞가량 떨어진 산부인과가 관할 구역이 아니라는 이유로 거절했다.

 

A씨는 차량으로 돌아왔고 아내의 통증은 점점 심해졌다. 다급해진 A씨는 112에 전화를 걸고 경찰에 두 번째 도움을 청했다. 돌아온 답변은 “119에 전화해 봤나. 119에 도움을 받아보라”라는 것이었다.

 

도로 정체는 점점 심해졌고 아내는 입에 재갈을 물고 신음할 정도의 상태가 됐다. A씨는 광안대교에서 끼어들기 단속을 하던 경찰관을 발견하고 세 번째 도움을 요청했다.

 

A씨 부부는 세 번째 요청을 하고서야 경찰의 에스코트를 받을 수 있었다.

 

당시 현장에 있던 경찰에 따르면 “(차 안을) 보니까 임산부가 재갈 같은 걸 물고 얼굴이 창백해져 있더라. 바로 병원으로 후송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A씨 아내는 무사히 출산했지만 조금 더 늦었다면 태아의 생명이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한다.

 

A씨는 “의사 말로는 조금만 더 늦었으면 탯줄이 (아기) 목에 감기거나 탯줄을 아이가 씹어서 장폐색 같은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었다고, 빨리 오길 다행이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앞서 호송을 거부했던 지구대 측은 A씨 부부에게 “일선 경찰관의 상황 판단이 잘못됐다”며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경인 온라인 뉴스 기자 jinori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