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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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곽상도 50억 의혹'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 소환

호반건설→하나은행 '성남의뜰 이탈' 압박 의심
검 "하나은행 이탈 막는 데 곽상도 영향력 행사"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의 '50억 수수 의혹' 수사와 관련, 검찰이 23일 김상열(62) 호반건설 회장을 소환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김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김 회장을 상대로 하나은행에 성남의뜰 컨소시엄 이탈을 요구한 구체적 경위 등을 캐묻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5년 대장동 개발 사업권을 놓고 호반건설 등이 구성한 산업은행 컨소시엄은 화천대유자산관리·하나은행 등이 참여한 성남의뜰 컨소시엄과 경쟁했다. 검찰은 당시 호반건설이 하나은행 측에 함께 사업을 하자며 성남의뜰 컨소시엄에서 빠지라고 압박했다고 본다.

이에 하나은행이 성남의뜰 컨소시엄에서 이탈할 낌새를 보이자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에게 부탁받은 곽 전 의원이 하나은행에 영향력을 행사해 이를 막아줬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관련자들의 진술은 엇갈린다. 대장동 민간업자들은 당시 김 회장이 김정태 전 하나금융지주회장을 찾아가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하나은행에 예치한 호반건설 자금을 다 빼겠다'는 취지로 압력을 넣었다고 진술했다.

반면 김 회장은 "김정태 회장을 만나 컨소시엄 참여를 제안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곽 전 의원 사건의 1심 재판부는 이런 진술을 종합적으로 살펴본 뒤 올해 2월 "김 회장이 김정태 전 회장에게 '산업은행과 하나은행을 하나의 컨소시엄으로 합치자'고 제안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 회장의 진술서 내용은 믿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김 회장이 하나은행의 참여를 제안하는 과정에서 호반건설이 구체적 제안 내용이 기재된 문건을 전달했고, 김정기 전 하나은행 마케팅그룹장이 이 문건을 전달받아 실무자 의견을 구한 뒤 김 회장을 만났다"고 결론지었다.

다만 "하나은행의 이탈 위기가 존재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곽 전 의원이 실제로 하나금융지주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곽 전 의원의 알선수재·뇌물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김 회장을 불러 당시 진술서를 통해 주장한 내용의 진위를 따지고, 하나은행과의 구체적인 협의 과정 등을 확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1심 무죄 판결 이후 호반건설과 산업은행 등을 압수수색하고 전중규 전 호반건설 총괄부회장, 김정기 전 마케팅그룹장, 김정태 전 회장 등을 차례로 불러 조사해왔다.

검찰은 이들에 대한 조사 결과를 종합해 곽 전 의원 부자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곽 전 의원은 해당 의혹과 자신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