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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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지하철처럼 양문형 저상버스 국내 첫 운행

중앙차로에 섬식 정류장 설치

제주도에서 지하철처럼 양쪽으로 타고 내릴 수 있는 양문형 저상버스가 국내 처음으로 운행한다.

 

제주도는 24일 보행환경과 가로경관 개선, 버스운영체계 획기적 개선과 빠르고 정확한 운행을 위해 중앙차로에 섬식 정류장을 설치하고 양문형 저상버스를 국내 최초로 도입한다고 밝혔다.

 

5월 2일 제주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에 전시된 양문형 전기버스. 독자 제공

양쪽 승·하차가 가능한 양문형 저상버스가 도심을 달리면 대중교통 통행속도 개선이 기대된다.

 

섬식 정류장은 기존 분리식 정류장과 달리 환승객의 편리한 승·하차가 장점이다.

 

섬식 정류장과 양문형 차량은 인프라 구축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도시 내 도로 공간 확보에 용이하다.

 

또한 하나의 섬식 정류장에서 좌·우 승강장을 나눠서 설치(18개소, 제주시 중앙로 제외)하면 정류장 폭을 기존보다 2미터(6m→4m)가량 줄일 수 있어 인도와 가로수 조정 최소화로 보행환경과 가로경관을 개선할 수 있다.

 

제주시 중앙로는 기존 구간(시청~아라초)과의 통합성을 고려해 분리식 정류장 설치를 검토한다.

 

제주시 간선급행버스체계(BRT) 사업구간 위치도. 제주도 제공

제주도는 국내에 섬식 정류장 사례가 없는 만큼 설계기준과 교통·신호체계 운영방안 마련을 위한 용역을 올 하반기 추진할 계획이다.

 

기준이 마련되면 분리식 정류장으로 설계된 부분을 섬식 정류장으로 설계를 변경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설계변경은 서광로 구간부터 시작하고, 이후 동광로·도령로·노형로 등 나머지 구간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안전과 미관 등 현장 관리도 강화한다. 버스중앙차로 사업계획 변경에 따라 기준 마련 용역 후 설계변경, 도로공사까지 장기간 소요되는 상황을 고려해 2022년 하반기에 공사를 착수했다가 중지된 서광로 현장은 공사 재추진 시까지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도로변 가로등을 인도로 이설 후 가포장해 갓길로 활용하고 본 공사 추진 시 가로수를 식재해 가로경관 개선을 추진한다.

 

섬식 정류장 버스중앙차로 공사와 양문형 저상버스 교체를 병행해 2025년 상반기에 서광로를 우선 개통하고, 2027년 동광로~노형로 구간 완전 개통을 구상하고 있다.

 

대중교통 이용객 편의 증진을 위해 주요 구간에는 전천후 스마트쉘터(버스대합시설) 방식의 정류장을 서광로 2곳에 시범 설치한다. 정류장에 옥외 디지털 광고판을 설치해 가시성을 높이고 도시 야간경관을 개선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제주도는 간선급행버스체계(BRT) 구간별 공사 일정에 따라 2027년 1월까지 단계적으로 개통과 연계해 3개년 동안 제주시 권역의 시내버스 총 682대 중 489대를 양문형 저상버스로 교체한다.

 

양문형 저상버스 도입을 위해 버스 제작업체를 조사해 협의한 결과 제작·공급 의사를 확인했으며, 현재 개발을 완료하고 형식승인 절차를 앞두고 있다.

 

세종시에 있는 전천후 스마트쉘터(버스대합시설) 방식의 정류장. 제주도 제공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라 오작동을 예방할 수 있는 기술이 활용됐다고 국토교통부장관이 인정하는 경우에는 승강구를 좌측면에 추가로 설치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도는 중앙차로 형식 변경(분리식→섬식), 양문형 저상버스 도입 및 형식승인을 위해 국토부 등 중앙부처와의 긴밀한 협의를 추진해 나가고 있다.

 

이상헌 제주도 교통항공국장은 “시가지화된 지역의 경우 간선급행버스체계(BRT) 사업대상 구간이 대부분 편도 3차선으로 폭이 제한적이어서 인도와 자전거 도로를 상실해야 하는 등 보행여건 확보가 어려운 실정”이라며 “국내 최초로 섬식 정류장과 양문형 저상버스를 도입해 보행환경과 가로경관을 개선하고, 획기적인 버스운영체계 도입으로 대중교통 활성화를 유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