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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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임기 중 1억 받은 ‘문재인입니다’… 제작진 “감독 특장점은 文과 인연”

영화 ‘문재인입니다’가 문재인 전 대통령 임기 중인 2021년 11월 전주국제영화제의 영화제작 지원사업에 선정돼 1억원을 지원받아 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영화 제작진은 기획서에서 감독과 문 대통령의 인연을 ‘감독 특장점’이라며 강조했다.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대구 북구을)이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영화 ‘문재인입니다’는 ‘엠 프로젝트’(M PROJECT)라는 명칭으로 2021년 10월20일 ‘2021년 하반기 전주시네마프로젝트’ 공모사업에 신청했고, 같은 해 11월25일 최종 선정됐다. 총 30편이 접수된 해당 공모에서는 ‘문재인입니다’를 포함해 3편이 뽑혔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문재인입니다’가 개봉한 지난 10일 서울의 한 영화관 키오스크에 관련 포스터가 나오고 있다. 뉴스1

조직위는 “정치적 색깔이 반복되는 작품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전주국제영화제의 색깔이다”, “정치에 대한 가치관과 태도로 장편 영화가 흥미로울 수 있을지 우려가 있지만 사전 기획이 탄탄하고 준비 시간이 많아 작품의 완성도가 기대된다” 등을 선정 사유로 설명했다.

 

또 조직위는 심사위원 전체가 참여하는 토론 심사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 이후 최종 작품을 선정한다고 밝혔지만, 별도의 선정 기준이나 평가표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선정위원회 내부 심사위원은 6명이다. 이들 중 이준동 집행위원장은 지난해 2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시 대통령 후보에 대한 영화인 253명 지지 선언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공모 신청을 할 때 제작진이 제출한 제작기획서에 따르면, 제작 일정은 △사전조사 및 협의 2021년 10~11월 △촬영 2021년 12월~2022년 5월 △편집 2022년 5~9월 △개봉은 2022년 9월 이후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임기 중에 제작하는 것으로 계획된 것이다.

 

또 제작진은 연출자인 이창재 감독과 문 전 대통령의 인연을 ‘감독 특장점’으로 기재했다. 구체적으로는 “18년간 중앙대 교수로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타 연출자가 청와대에서 촬영할 시 발생할 수 있는 보안 등의 잡음을 미연에 방지”, “2013년 문재인 당대표 시절 이 감독의 영화 ‘길위에서’를 관람하고 트위터에 글을 남긴 인연, ‘부마항쟁 40주년 기념식’ 총감독으로 행사에 참석한 대통령님과 인사한 인연”등을 나열했다.

 

권양숙 여사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엄수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에서 추모영상을 바라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기대효과로는 △노무현 전 대통령 13주기 추도식에서 첫 예고편 형태의 축약본을 공개해 국민과 함께 문 대통령의 약속을 확인하는 감동적인 마무리가 될 것 △전편(‘노무현입니다’)으로 형성된 팬덤과 이에 따르는 낮은 마케팅 문턱이란 유리한 환경 △촛불혁명으로 다져진 민주 정부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문재인정부의 수월성을 세계적인 OTT 채널인 넷플릭스, 디즈니, 아마존프라임, HBO 맥스, CNN 다큐 채널을 통해 배급할 것 등을 꼽았다.

 

김 의원은 “2020년 1월 문 당시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임기 후 ‘잊혀진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는데, 1년 뒤 제작진이 영화 촬영을 위해 청와대와 협의한 정황이 있고 전주국제영화제 공모 선정 과정에서도 공정성에 의구심이 있다”며 “퇴임 후 개봉할 문 전 대통령 영화 제작 과정에 청와대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지혜 기자 keep@segye.com